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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건설 사장 "원세훈에게 돈 줬다"
원씨 개인비리 공판.."김중겸 전 한전사장 부탁으로 원 전 원장과 연결"
2013-09-11 14:07:37 2013-09-11 15:29:53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황보건설 사장 황보연씨가 "원 전 원장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현재 원 전 원장은 황씨에게서 돈을 받은 적 없고, 선물은 받았으나 생일 선물로 받은 것이라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황씨는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재판장 이범균) 심리로 진행된 원 전 원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5회에 걸쳐 현금 1억2000만원과 미화 4만달러, 순금 20돈 어치의 십장생(423만원 상당)과 스와로브스키 호랑이 크리스탈을 원 전 원장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어 "2009년 7월13일 원 전 원장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객실에서 만나 홈플러스 무의도 연수원 공사와 관련해 산림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아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후 황씨는 서울시내 호텔 객실에서 원 전 원장을 4차례 더 만나 현금 1억원과 미화 4만달러, 생일 선물로 순금 20돈과 스와로브스키 호랑이 크리스탈을 추가로 건넸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와인'을 선물하면서, 와인 포장박스에 5만원권을 담아 함께 건넸다'는 구체적인 금품 전달 방법까지 설명했다.
 
이에 검찰은 황씨가 원 전 원장과 만나기로 한 날의 일정을 직접 기입한 수첩을 증거로 제출하며 둘의 동선이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또 압수한 '황보건설 비자금 금고 입출금 내역' 파일을 제시하고 현금이 들어가고 나온 날짜와 황씨와 원 전 원장이 만난 일시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검찰이 "평소 존경하는 분이라 해가 될까봐 말을 안했으나 수사가 계속되고 압수물이 나오는 등 사실을 숨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황씨는 검찰 피의자 조사에서는 원 전 원장에게 금품을 건넨 적이 없다고 일관하다가 "돈을 줬다"며 진술을 바꾼 바 있다.
 
이에 변호인 측은 "검찰이 제시한 황씨의 수첩의 필적을 보면 2인 이상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으나, 황씨는 "비서가 일정을 정리해준 것"이라며 수첩관리는 자신이 직접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황씨는 2010년 2월 당시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에게서 원 전 원장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둘을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황씨는 "김 전 사장은 이전부터 한국전력 사장으로 가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했었다"며 "원 전 원장에게까지 이 말을 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김 전 사장은 2011년 4월 원 전 원장을 만나 골프를 쳤고, 그해 9월 한국전력 사장으로 취임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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