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대출규제에 소기업 몸살..파산신청 늘어
2013-12-02 10:18:27 2013-12-02 10:22:29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이탈리아은행의 신용대출 규제가 자금조달이 어려운 소기업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고 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대출이 감소하면서 중소기업들의 파산신청이 늘어나고 있다.
 
1일(현지시간) ABI 이탈리아은행협회는 이탈리아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 2011년 말 이후 5%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상환되지 않는 악성대출의 비율은 35% 늘어났다.
 
올해 신용대출 규모는 3.7% 감소한 1조857억유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의 1% 감소보다도 내림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탈리아은행에 따르면 중소규모의 은행들은 이탈리아 전체 신용대츨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자금 조달의 70%를 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이나 미국의 두 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이탈리아은행 대변인은 "최근 몇 달 동안 은행들의 부실대출 증가세가 포착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13개 은행들을 특별관리하는 조정관들이 부실은행을 잡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히 특별관리 덕분에 신용대출에 대한 올바른 기준이 확립됐고, 신용할 수 있는 기업들만이 대출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신용대출 규제는 이탈리아 기업의 90%를 차지하는 소기업에게는 자금조달의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경기 불황에 고통받는 소기업들은 채권 판매 등의 다른 자금조달 방법이 없어 파산에 이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서브에 따르면 이탈리아 기업들의 파산은 10년만에 고점을 찍었다. 올 한 해 9개월 동안에만 6만2000개의 기업들이 파산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7.3%,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7%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은행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세계 최초의 은행인 이탈리아의 몬테 파스키 은행은 부실대출 증가로 지역사회에 도미노 효과를 발생시킨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몬테 파스키는 이탈리아 시에나 지역의 대표 은행으로, 지난 3년 새 85억유로의 손실을 내고 수천개의 일자리를 감축해 대출은 물론 지역 기업들의 지출도 크게 감소시키는 사태를 초래했다.
 
이탈리아 중동부의 마르체 은행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마르체 은행은 중동부 지역 대출의 25%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기업 고객들 대부분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마르체 은행 기업들의 파산 신청은 올해 들어서만 9.3% 늘어났다.
 
도나토 라코부치 유니버시타 폴리테크니카 이코노미스트는 "마르체의 기업 고객 95%는 중소기업"이라며 "이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자기금융이나 신용대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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