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중국인 관광객 잡아라 '올인'
2014-01-09 15:57:36 2014-01-09 16:01:26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국내 백화점들이 중국인 관광객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지속되는 엔저로 일본인 관광객 매출이 감소하자 중국인 관광객을 핵심 고객으로 선정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관광객 전용 통역이나 현지로 찾아가 고객을 유치하는 등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405만명을 기록하며 일본을 처음으로 제치고 1위 방문 국가가 됐다. 지난해 일본 관광객수는 253만명에 그쳤다. 중국 관광객은 당분간 가장 높은 방문수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백화점 매출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백화점 전체가 2% 성장에 그친 반면, 외국인 고객 매출의 경우 이보다 10배가 넘는 23%의 신장율을 나타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백화점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중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가히 절대적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중국인 매출 비중은 2010년 1.9% 수준에서 2013년까지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중국인 고객이 전체 외국인 매출의 42%를 차지했다. 매출 성장률은 87%에 이른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기준 외국인 고객 매출이 36.3% 증가했다. 이 중 51% 비중을 차지한 중국 고객의 매출은 은련카드 기준 131.3%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는 새해 경영목표 달성의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중국인 고객을 핵심 고객으로 선정했다. 이들을 상대로 마케팅 자원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중 외국인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는 본점의 경우, 방문객수를 2배 이상 늘려 현 5% 수준인 외국인 매출 비중을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현지 홍보·마케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인의 신세계백화점 인지도 향상을 위해 중국 4대 쇼핑 이슈(춘절, 노동절, 국경절, 성탄절)에 맞춰 중국 현지에서 여행사와 카드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은련, 비자, 마스터와 같은 대표 글로벌 카드사와 연계, 공동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화사 등의 중국 언론 팸투어도 정례화한다.
 
중국 대표 SNS 채널 웨이보에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순금, 해외 명품 등 화제성 경품행사를 진행하고 내점 이벤트를 4대 이슈 기간에 집중해 현재 11만명 수준의 중국인 팔로워를 100만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다 전문화된 인력과 조직으 구축한다. 우선 글로벌 점포인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의 경우 중국인 가이드 인력을 4대 이슈 기간에 2배 이상 늘리고, 중국인 마케팅 담당자를 별도로 지정해 점포별 특성에 기반한 타겟 마케팅을 펼친다.
 
본점은 기존 외국인 안내데스크를 확대해 중국인 전용 안내데스크를 설치하고 명동, 남대문 등의 맛집과 관광명소를 쇼핑벨트로 묶어 리플렛을 만드는 등 지역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강남점은 인근 유명 성형외과와 대형병원, 특급호텔, VIP 중심 여행사와 연계해 리무진 서비스, 다양한 할인 쿠폰, 사은품, VIP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 센텀시티점의 경우 마이스(MICE) 관광을 중심으로 2만명 안팎의 대형 관광그룹인 암웨이, 뉴스킨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근 신세계 조선호텔, 면세점, 아울렛 등을 연계한 통합 프로모션도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인 큰손을 타겟으로 중국인 VIP 마케팅도 더욱 강화한다. 우리은행이 새롭게 선보이는 중국인 VIP카드의 백화점 대표 제휴사로써 다양한 VIP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카드는 우리은행 중국지점의 VIP 예금자, 중국 고위 공무원 등 우수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발급돼, 병원, 카지노, 백화점 등 다양한 관광, 쇼핑시설의 혜택을 제공하게 된다.
 
최민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해가 중국인 마케팅을 시작한 원년이라면 올해는 지난 해의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해가 될 것"이라며 "어엿한 핵심 고객으로 자리잡은 중국인 고객들을 잡기 위해 내국인 못지 않은 다양한 마케팅으로 새로운 소비시장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본점, 부산본점, 김포공함점, 파주점 등 외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점포에 통역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쇼핑편의를 위한 안내문도 2배 이상 늘리는 등 중국 관광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의 알뜰쇼핑 트랜드에 따라 대형 할인행사에 중국인 전단을 별도로 제작하기도 했다. 올해 역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SNS 홍보와, VIP 마케팅 전략도 구상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세일정보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통해 홍보하고 국내에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시행한바 있다. 중국 해외점포 우수고객들을 초청해 파주점 일대에 관광지를 순회하는 서비스도 실시했다.
 
중국인 프로모션은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존 카드할인 행사를 넘어서, 2013은 황금경품 등이 대거 등장했고, 본점에서는 기부 프로그램을 활용한 장기 고객 전략을 구사하기 도했다.
 
텍스리펀드의 일부를 적립해 한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들의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프로그램 이었다. 올해 1월 말 부터 진행되는 춘절 프로모션에서도 파격적인 경품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박찬욱 롯데백화점 마케팅팀 매니저는 "백화점 내에서 중국 고객의 중요성이 갈수록 점점 높아짐에 따라 가치에 기반을 둔 장기고객 확보에 관심을 가질 시기가 왔다"라며 "올해 역시 다양한 글로벌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오는 2월 28일까지 중국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은련카드 5%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SNS '웨이보'(회원수 51만명)를 통해 올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중국 현지인들의 신청을 받아, 현대백화점에서 구매시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외국인 멤버십 카드 'K-CARD 패키지'를 현지로 직접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K-CARD 패키지'에는 교통카드 기능이 들어있는 'K-CARD', 한국 여행 쿠폰북, 지도 등이 있다. 또 신촌점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을 돕기 위해 페이스북에 통장개설, 맛집 소개 등 콘텐츠를 담은 외국인 전용 페이지 '링크(LINK)'를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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