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 "은행 국유화 단기적으로 필요할 수도"
국유화 논란에 씨티·BoA 폭락..정부는 '민간 시스템 유지' 입장 밝혀
2009-02-21 14:12:00 2009-02-21 16:24:16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상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크리스토퍼 도드는 20일(현지시간)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같은 은행들이 75년래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단기적으로' 국유화돼야 할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도드는 이날 블룸버그 TV 프로그램 녹화 중 "나는 국유화를 전혀 환영하지는 않지만 일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그렇게 해야하는 것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미 증시가 1984년 이래 최악 수준을 보인 지난 5일 도드는 BoA를 국유화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기자들에게 밝힌 바 있다. 
 
국유화 우려가 불거진 영향으로 지난 넉달동안 미 정부로부터 900억달러 자금을 지원받은 BoA와 씨티그룹은 이날 36% 폭락했다.
 
◇국유화 논란
 
도드에 앞서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도 이번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산업이 재건될 때까지 미국이 몇몇의 은행을 일시적으로 국유화 해야할 지도 모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유화 논란이 이날 재점화되자 오바마 행정부는 "'비공개된' 은행 시스템이 '추구해야 할 옳은 방법'"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 대변인인 로버트 깁스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며 정부가 충분히 은행들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HFSC) 의장도 "은행 국유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가이트너의 은행구제 계획이 효력을 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공화당 내 서열 2위이자 금융위원회 멤버 중 한 명인 존 킬 상원의원도 프랭크 의장의 입장에 동의하며 "시장은 이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위기를 진화시키기 위한 많은 도구들이 있다"며 이날 도드의 발언을 일축했다.
 
금융권은 이번 정부 개입 논란이 투자자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소비자들의 금융권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은행 연합회 회장인 에드워드 잉글링은 "국유화와 관련된 모든 논의가 금융권 및 금융권에 대한 신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씨티그룹과 BoA는 각각 22%. 36% 폭락했다. 26개 회사로 구성된 KBW 은행 지수는 6일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올해 들어서만 51%의 낙폭을 기록했다.
 
재무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
 
이날 도드 위원장은 국유화 문제만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재무부의 금융권 및 자동차산업 구제방안과 관련한 이슈들도 도드의 입을 통해 쏟아졌다.
 
도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납세자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의 자금을 지원 받는 은행들에 대한 경영진 보수 제한이 필요하다며 "납세자들이 보너스나 고연봉에 자신들의 돈이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 정부 정책이 사람들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도드는 경기부양 법안 중 경영진 보수 제한이 어떤 식으로 연방 정부 자금 지원을 받는 은행에 적용될 것인지와 관련해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커버해야할 범위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도드의 이번 발언은 가이트너로 하여금 부실자금을 사들이기 위해 민관 공동 파트너십으로 설립하는 회사가 아닌, TARP 하에 현금을 지원 받는 회사에만 경영진 연봉 제한을 적용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도드는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 추가 지원이 TARP에 이미 할당된 자금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회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위해 지금까지 많은 자금을 승인해온 만큼 의회에 더 이상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설 만한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그는 미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나 3위 업체 크라이슬러의 미래에 대해 "단순히 청산으로만 끝날까봐 우려된다"며 합병이나 미리 준비된 파산 정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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