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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개발 재확정에도 박원순·신연희 갈등 심화
2014-12-18 16:23:12 2014-12-18 16:23:12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시와 강남구가 구룡마을 개발은 ‘수용방식’으로 합의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갈등은 깊어졌다.
 
18일 서울시와 강남구는 구룡마을을 강남구가 주장했던 100% 수용방식으로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구룡마을 개발은 지난 8월 무산됐었다. 개발구역 지정 후 2년 동안 개발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발계획에서 서울시는 ‘일부 환지방식’을, 강남구는 ‘수용방식’을 고집하며 충돌했다.
 
서울시는 ‘일부 환지방식’이 초기 개발비용을 낮추고 임대 주택을 거주민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남구는 일부 토지주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일부 환지방식’을 반대했다. 두 곳이 협의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구룡마을 화재로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서울시는 ‘일부 환지방식’을 포기했다. 무산 4개월 만에 구룡마을 개발이 다시 시작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신 구청장이 ‘일부 환지방식’ 추진과 관계된 간부급 공무원을 인사 이동시킬 것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갈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신 구청장은 “일부 환지방식을 강남구와 협의 없이 추진했던 사람들과는 업무추진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공무원 인사 조치는 서울시장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시행 여부는 서울시에 달려있지만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해 박 시장이 결단을 내려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신 구청장은 배제 대상으로는 지난 2012년 7월24일 일부 환지방식을 추가한 문승국 전 행정2부시장의 결재 라인이라고만 언급했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인사 조치가 없을 경우 구룡마을 개발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인사 조치는 억지스럽다. 계속 박 시장과 대립구도를 만들기 위해 신 구청장이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강남구청 측은 인사 조치와 구룡마을 개발은 별개라고 해명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신 구청장이 업무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라고 한 것은 박 시장에게 인사 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다. 인사조치가 없더라도 구룡마을 개발에는 아무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남구는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들에 대한 검찰 고발도 유지했다. 강남구는 지난 8월 무산된 도시개발구역에 군사시설 부지 등을 편입시킨 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했었다.
 
신 구청장은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된 불법부당 등 각종 의혹들을 검찰에서 명명백백히 밝혀 주길 바란다”며 “개발을 기다려온 주민들의 희망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2년여간 행정력을 낭비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에서 고발당한 전·현직 공무원들이 무혐의로 나타날 경우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생각해 보겠다”며 답을 피했다.
 
이날 서울시와 강남구는 구룡마을을 '수용방식'으로 개발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발표는 따로 했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수용방식'을 반대했던 것에 대해 화가 나 있고 서울시는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입장을 발표한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시가 강남구에서 제시한 수용방식을 수용한 만큼 공무원들 고소, 고발 문제은 정리했으면 하는 것이 서울시 입장인데 강남구에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며 아쉬워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과 문호상 서울시 미디어수석이 18일 오전 서울 시청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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