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훈 부사장 "후지필름, 상위 10% 시장 집중 공략"
"하이엔드 미러리스 X시리즈 비중 90%까지 확대"
"미러리스 기술성장으로 DSLR 사용자 흡수 가능"
2015-04-23 16:54:46 2015-04-23 16:54:46
◇임훈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부사장(사진=뉴스토마토)
 
다른 카메라 업체들과는 뭔가 다르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임훈 부사장은 카메라 기술력을 부각하는 대신 일단 찍은 후 출력해서 결과물을 비교해보란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략도 남다르다. 한 때 '미러리스 업계 3위' 타이틀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에게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임 부사장은 "전체 미러리스 시장에서 3위를 하는 것보다 프리미엄급·방수카메라 등등 세분화된 세그먼트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후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러리스 카메라 판매가격대를 보면 40만~50만원대가 50%로 가장 많이 팔린다. 그 다음 ▲40만원 이하 20% ▲60~80만원 10% ▲80만 이상 10%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 중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은 80만원 이상 프리미엄 제품만 취급하고 있다. 콤팩트 카메라의 경우 스마트폰 카메라로 대체할 수 없는 방수카메라만 판매 중이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가 설립 3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임 부사장은 "2년째까지만해도 가격대가 낮은 제품이 많았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다보니 손실이 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른 회사와 경쟁해서 실적을 내는 데 집중하기보다 프리미엄 제품군에 주력했다"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업전략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를 통해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후지필름의 렌즈부대율이 타사에 비해 높은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후지필름 미러리스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바디 한 대당 평균 1.5대의 렌즈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후지필름은 프리미엄급인 XF렌즈 14종과 보급형 XC렌즈 2종, 칼자이스 렌즈 3종 등 지금까지 X마운트 렌즈 총 19종을 구축했다. 그는 "미러리스 시장에 늦게 진입했지만 렌즈 라인업 숫자를 놓고 봤을 때는 상당히 많은 렌즈군을 보유 중"이라며 "독일 렌즈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자신했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는 올해 매출 목표를 과다하게 설정하지 않았다. 임 부사장은 "목표를 상향하는 대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했다"며 "전체 카메라 시장이 감소할 것을 전제했고 콤팩트 카메라 부문의 위축도 감안했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매출을 높이는 게 우리가 가고자하는 방향과 맞지 않다"며 "후지필름 제품을 진정으로 원하는 고객에게 가치있게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한 X시리즈를 올해는 90%까지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전체 매출액은 같더라도 내실이 더 깊어지는 셈이다. 나머지 10%는 방수카메라에서 창출할 예정이다. 거액의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대신 DSRL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미러리스의 경우 80만원 이상 제품이 10% 밖에 안되지만, DSLR의 경우 65% 이상을 차지한다. 임 부사장은 "미러리스 결과물이 DSLR과 차이가 없는 데다 더 작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기 때문에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동시에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대중들에게 한발짝 다가갈 예정이다. 임 부사장은 "후지필름 제품이 고가이기 때문에 인터넷에 검색해서 쉽게 살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직접 만져보고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카메라 전문점을 확장하고 백화점·양판점 등의 오프라인 매장에 후지필름 제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획성 전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에서만 실시했던 렌즈 렌탈서비스도 확대한다. 올해는 전국 6~7개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카메라 바디는 몇 만 화소, F값, 센서크기 등으로 비교 가능하지만 렌즈는 직접 써보지 않은 이상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을 대표하는 것은 바로 색감이다. 임 부사장은 "모태가 필름회사다보니 색감에 대한 노하우가 경쟁사 비해 좋다"며 "보통 촬영 후 후보정을 통해 색을 더하거나 입히지만, 후지필름의 경우 필름 종류별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후보정 없이 활용 가능한 기능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부분이 일반 소비자들은 어렵다고 느낄 수 있고, 절반 이상의 미러리스 카메라가 40만~60만원선이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사진에 대한 만족감이 20만~30만원의 차이를 줄 일 수 있다면 그 부분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의 또 다른 특징은 펌웨어 업그레이드다. 그는 "신제품 을못파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매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전혀 새로운 기종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며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이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임 부사장은 자사 제품 4종을 사용하고 있다. 이 중 특히 3년째 사용 중인 X10에 각별한 애착을 느낀다고 했다. 후지필름 입사에 동기를 부여한 제품이기도 하다. 그는 "후지필름에 입사하기로 결정한 시기에 X10이 출시됐다"며 "먼저 '나라면 이 제품을 이 가격에 살까'라고 생각해보는데 X10은 소비자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도구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사진기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면서 "사진을 촬영한 후 출력해서 '아, 예전에는 저랬지'라며 가족들과 옛날을 추억할 수 있는 측면에서 많이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애신 기자(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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