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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남길, 이 남자가 배우로 사는 법
2015-05-28 13:41:00 2015-05-28 13:41:00
◇영화 '무뢰한'에 출연한 배우 김남길.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배우 김남길이 새 영화로 돌아왔다. 지난 27일 개봉한 영화 '무뢰한'을 통해 배우 전도연과 호흡을 맞췄다. 살인범을 잡기 위해 그의 여자에게 접근하는 형사 정재곤 역을 맡았다.
 
그는 "예전에는 심각한 연기를 하면 내 감정을 남에게 강요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른 걸 해보고 싶었다. 연기에 힘을 많이 뺐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무게감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간다. '무뢰한'은 지난 24일 막을 내린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공식 초청됐고, 김남길의 연기는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김남길은 지난 15~18일 칸에서 열린 레드카펫과 공식 상영 행사에 참석했다.
 
"칸에 가려고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영화 축제에 내 작품으로 갔다는 뿌듯함이 있었어요, 앞으로 더 치열하게 고민해서 영화를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김남길은 대중들 사이에서 '나쁜 남자' 또는 '상남자'로 통한다. 뭔가 사연을 담고 있는 듯한 분위기의 깊은 눈빛 탓도 있지만, 데뷔 후 어두운 느낌의 캐릭터를 유독 많이 연기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진지하게 깊이 파고 들어가는 것을 좋아했어요. 배우로서 명확한 색깔을 보여줘 어필하고 싶었던 것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 그쪽으로 많이 치우쳤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 성격은 정반대다. 유쾌하고 흥이 넘친다.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수다쟁이'로 통할 정도다.
 
김남길은 "현장에서 방방 뛰는 것이 영화 속 캐릭터와 괴리감이 있지 않냐는 얘기도 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캐릭터가 어둡다고 해서 내가 평소에도 어둡게 하면 주변에서 너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더라. 대신 연기를 할 땐 순간적인 집중력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지난 2003년 MBC 3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어느덧 배우 생활 12년째다. "지금도 부와 명예보다는 좋은 작품에 목말라 있다. 좋은 작품을 하는 배우가 정말 부럽다"고 말한 그는 배우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평소 대중들의 시선을 괜히 신경 쓰게 돼요. 모자, 마스크를 쓰거나 몸을 움츠린 채 다니기도 하죠. 힘들다기 보다는 내가 내 자신을 못 깨고 나간다는 점이 두려워요. 대중들 사이에 섞여서 같이 삶을 살아야 연기도 늘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는 "'무뢰한'은 누구나 해봤을 법한 사랑에 대해 클랙식한 느낌으로 다룬 영화"라며 "인스턴트식 사랑은 직설적이긴 하지만 깊은 맛이 없다. '무뢰한'은 관객들이 본 뒤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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