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에 물든 '금리인하요구권'…관치 논란에 금융당국 고심
신청제한 완화 등 금융사 내규 사안…개입땐 관치 우려
입력 : 2015-06-07 12:00:00 수정 : 2015-06-07 12:00:00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 금융관행 개혁 추진 과제로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관치 논란이 우려돼 머뭇거리고 있다.
 
금감원은 고객이 신청하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은행이 잘 받아줄 수 있도록 신청제한 완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제한은 은행 내규 사안이라 금융당국이 개입하면 관치가 될 수 있어 논란의 소지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2013년 중 은행권의 금리조정 신청수는 7만8000여건이 처리됐고 37조6000조원이 인하된 금액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의 금리인하 조정 실적이 금리 2007년부터 2012년까지 3710건이었던 데 비하면 큰폭으로 늘어난 수치지만 여전히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의 실적은 미미하다. 일부 저축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 제도의 유무조차 모르는 곳도 있었다.
 
금감원은 실적이 미흡한 금리인하요구권 개선방향으로 금리인하요구권 대상대출 범위, 세부요건, 인정기준을 합리화하겠다는 방안을 내세웠다.
 
하지만 금융당국 내부, 금융권 모두 이를 두고 껄끄러운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은행권은 ▲대출기한 내 2회 제한 ▲동일사유로 6개월 내 재신청 불가 ▲대출 신규·연장 3개월 이후 신청 등의 각종 금리인하요구권 제한요건을 내규에 담아놓고 있다.
 
각 금융사 내규에 남긴 내용을 금감원이 구두개입이 아닌 방법을 통해 제한요건을 없애긴 쉽지않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이같은 방향에 동의하지만 자칫하면 '관치'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초에도 금융당국은 전 은행을 상대로 전수조사에 착수해 "실태조사 후 은행별로 금리인하 요구권의 기간·횟수 제한을 없애는 내규를 개정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공언했지만 현실적인 대안은 나오지 못했다.
 
이같이 포퓰리즘에 물든 금융당국의 대외적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는 금리인하와 관련된 사항을 내규에 명시토록 은행에 제도 변경 보고서를 요구했고 이듬해는 카드사까지 반경을 넓혀 각 사 임원들을 긴급 소집해 금리인하요구권을 제대로 시행하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대출구조 특성상 은행권에 비해 전체 카드대출의 카드론 대출은 57% 정도만 만기가 1년 이상이기 때문에 금리인하 요구의 폭발적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여태까지 (금리인하요구권 개선이) '시늉'에 그친데는 금감원, 업계 등 쌍방과실이 크다"고 일침했다. 이어 그는 "서민금융정책에 매몰돼 무분별한 금리인하 요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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