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이 대체 뭐길래
밥그릇 싸움에 소비자만 '봉'
2009-06-19 15:52:45 2009-06-20 14:44:02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정부가 추진중인 실손형 민영의료보험 보장한도 축소를 두고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업계가 정면 충돌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우철 생보협회장과 이상용 손보협회회장 모두 각각 금융위원회를 방문해 실손보험 보장축소와 관련한 업계 입장을 전했다.

 

각 업계 사장단이 직접 나서 정부에 요구사항을 전한데 이어 노동조합도 성명서를 통해 각기 의견을 밝히며 양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 손보 "안방 내줄 수 없다"

 

실손형 의료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실제로 지불한 의료비만큼 모두 되돌려주는 상품이다.

 

현재 생명보험업계는 실제 지불한 돈의 80%까지 보장하고, 손해보험사들은 100%를 보장해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실손형 의료보험 시장은 손보업계가 생보업계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실손보험의 보장한도를 축소한다는 것은 일명 '돈이 되는' 주요 시장을 생보업계에 내주는 사안인 만큼 양보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는 양업계간 지각변동까지 예고할 수 있다, 보장한도를 90%로 낮추는 안에 대해서 노조를 비롯해 양업계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이유다.


◇ 밥그릇 싸움에 고객은 뒷전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의 수입보험료는 약 4조7000억원.

 

실제 실손의료보험 시장은 경기 침체속에서도 '잘 나가는 상품'으로 손보업계 매출의 약 30%가 여기서 나온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 생보사들이 손보사들의 100%보장과 달리 80%까지만 보장해주는 상품을 내놓아도 경쟁력이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좁은 국내 시장을 두고 수십개의 생보·손보사가 진흙탕싸움을 벌이는 모습에 소비자들은 뒷전이다.

 

각박한 살림에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보장한도 10%축소는 큰 부담인데도 소비자들의 의견에 어디하나 귀기울이는 곳이 없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의 보장한도를 90%로 낮추는 데는 정부측의 근거가 불명확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다시 한번 고려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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