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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기 위한 100일
세계시민
2015-10-16 17:58:33 2015-10-16 17:58:33
지구 온난화. 현 인류가 처리해야 할 최대의 문제이다. 오는 11월에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파리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세계의 이목이 기후변화의 해결책 모색에 쏠리고 있다. CNN의 2015년 9월 11일 보도다.
 
 
 
CNN. 사진/바람아시아
 
 
우리는 기후 변화 문제에 비관적일 수밖에 없도록 학습됐다. 
 
심심치 않게 각국의 정상들이 코펜하겐, 리마, 더반, 교토 등 어느 이국적 도시에서 온실가스에 관한 협의를 도출하기 위해 회담을 연다는 뉴스를 듣는다. 이 문제는 지구의 운명이 달려있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을 알지만, 우리는 정치에 기대를 걸지도 못했다. 
 
위와 같은 회담들은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 맞추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가 참석하는데도 아직 기후 변화 문제를 멈추지 못했다. 위험하고 더는 제어가 불가능한 기후 변화로 인식되는, ‘전 세계 기온의 섭씨 2도 상승’을 막는 문제 말이다. 
 
예를 들어 1997년 체결된 교토 의정서는 미국의 비준을 받지 못했고, 캐나다가 탈퇴하여 그 오염 물질 목표치도 달성하지 못했다. 더욱 최근으로 오면,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회담 내용은 이를 토대로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더 뉴요커(The New Yorker)지에 ‘기후소원 목록’을 쓰는 것에 그쳤다. 
 
우리는 성과 없이 보냈던 이 과거를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과거를 털어내기 위해 노력을 해야만 한다. 세계의 정상들은 이번 토요일(9월 12일)로부터 100일 후에 다시 회담할 것이다. 이번 파리 회담은 온갖 악조건에도 전과 다를 것이라는 확연한 증거가 있다. 
 
이번 파리 회담은 제21차 국제연합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라는 뜻에서 COP21이라 불린다. 말 그대로 지금까지 온 세계가 과학자가 경고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국제 기후 위기에 대해 다룬 것이 이번이 21번째라는 것이다. 나는 이번 스물한 번째에는 행운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번 파리 회담만으로 국제 사회의 목표인 섭씨 2도 상승을 막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은 파리 회담에서 이러한 목표치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환경 보호 기금의 국제 기후 부총재인 나다니엘 코헨은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라며 다소 불길하게 불렸던 이 회담을 오히려 더 뻔뻔하게 낙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기후 문제가 나아지기 위한 길은 아주 가끔 열리는데,” 세계 자원 연구소 기후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니퍼 모건이 말했다. “이번은 그 길이 열리는 때이다.” 
 
이번 파리 회담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미 많은 나라가 주요 오염원의 삭감을 약속했다. 
 
이번 파리 회담에서는 부분적으로나마 협상에 있어 상향식 접근을 취할 것이다. 이것은 12월의 회의에서 결론을 내기보다 강대국들이 직접 얼마나 많이 오염원을 줄일 수 있을지를 (계속) 결정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이슈를 유보 상태에 둘 수도 있지만, 오히려 협상국에 협상의 시작점에 있어 이전보다 많은 여지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2025년까지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오염 물질의 26~28%를 줄여 2005년의 정도보다 덜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늦어도 2030년까지만 자국의 이산화탄소 방출을 늘릴 것이며(이후부터는 감축), 유럽 연합은 2030년까지 방출을 40% 줄여 1990년보다 덜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언뜻 보면 그저 숫자놀이처럼 보이겠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각국이 정말 실행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바로 이 점이 “이번 파리 회담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천연자원 보호 위원회 국제 프로그램 책임자 제이크 슈미트는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2009년 코펜하겐 회담 때는 주요 오염물질 배출 국가들이 목표를 회담 시작 며칠 전에 발표해서 이를 잘 이해한 뒤에 그 목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실히 설명할 시간이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2. 미국과 중국이 잘 협조하고 있다. 
 
나는 한 주 동안 오클라호마 주의 우드워드라는 곳에 머물렀다. 우드워드는 미국 내에서 가장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그곳에서의 통설은 미국이 무엇을 하든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정작 중국이 기후 변화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는데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말이다. 결론은 ‘그들이 안 하는데 왜 우리가 하느냐?’이다.
  
하지만 슈미트는 이는 매우 “구시대적인 관점”이며 “중국은 신재생에너지의 최대 시장이며 아직 최대 탄소 배출국이기는 하지만 작년 중국은 미국 전체의 수용양보다 더 많은 태양력에너지를 들여왔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과 중국,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자 가장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두 나라가 화석 연료를 줄여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석탄 화력 발전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정부의 규제력을 사용하는 ‘청정에너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비영리 단체인 ‘기후 분석 협회’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빌 헤어는 “이러한 조치는 좋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비영리 단체는 각 국가의 ‘2도 상승 막기’ 목표에 대한 오염 감축 목표의 실현 추이를 추적한다. 
 
지난해 11월 미국과 중국은 탄소 오염을 줄이자는 협약을 체결해 발표했다. 이 분수령과 같은 사건은 “기후 문제에 중국과 미국이 점점 더 협동해나간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환경 방호 기금의 코헨이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이러한 협력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3. ‘2도 상승 막기’ 목표 달성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현재 진행되는 협상들의 요지는 2℃의 기온 상승을 피하자는 것이다. 이는 산업혁명이 (기온을 재기 시작한) 기준인데, 우리 인류는 아쉽게도 이미 0.8℃ 올려놓은 상태다. 
 
지구 기온의 섭씨 2도 상승을 막기 위해선, 과학자들은 전 세계가 적어도 2050년도에는 ‘탄소 중립’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자원연구소의 모건은 이것은 인간이 이산화탄소를 아예 배출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후 오염 역시 2020년 정도에 정점을 찍은 후 점차 수그러들어야 한다. 불과 지금으로부터 5년 뒤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현재 파리 회담을 위한 협약의 내용으로는 오히려 더 위험한 궤도에 올라 있다. 파리 협약의 결과를 측정하는 Climate Action Tracker는 현재의 협약들도 2.9에서 3.1℃까지의 온난화를 (불가피하게)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없었다면 3.6.에서 4.2℃의 온난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상태에서 2℃ 이상 온난화가 진행된다면 낮은 고도에 있는 섬나라들은 바다에 잠길 것이며 대규모의 멸종이 일어나게 된다. 가뭄이 급격히 증가하고 지구상에서 깨끗한 물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번 파리 협약이 ‘기온 2℃ 상승’을 막아낼 가능성은 있다. 기후 분석 협회의 헤어는 “이번 파리 회담만으로는 2℃의 기준치 이하로 온난화를 억제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어떠한 분석도 없다. 하지만 나는 아직 이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협상 과정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러한 것들이 실현되기 위해선 파리 협약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들이 몇 개 있다고 한다. 세계의 화석 연료 중심의 경제는 지났으며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알려야 한다. 환경오염 협약이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리라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 또한, 지금뿐만 아니라 5년 뒤 정도에 각국이 다시 만나 그들의 약속을 다시 상기시켜야 하고 국가는 이러한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서 독자적으로 비준을 받아야 할 것이다. 
 
‘the Harvard Project on Climate Agreement’의 디렉터 로버트 스타빈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 있고 장기적인 활동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리 회담을 위한 준비도 중요하지만 파리 회담을 통한 과정도 중요합니다.” 세계 자원 연구소의 모건이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몇십 년의 노력이 필요하죠. 국제적 협약은 그 일부분인데, 이 역시 특효약은 아닙니다.”
  
4. 많은 사람이 실질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바람아시아
 
작년 나는 뉴욕에서 30만 명 정도가 참여한 시위에 참여하였다. 그 시위는 기후 변화에 맞서 행동을 촉구하는 시위였다. 이러한 주제에 민중의 참여적 행동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주최 측은 이번 11월 30일에 시작하는 파리 회담을 계기로 한 번 더 시위를 열 예정이다. 
 
사람들은 행동을 원하고 있다. 그들은 대학과 비영리 단체가 화석 연료와 관련한 이익에서 벗어나 석탄 연료 (사용)에 의미 있고 재정적인 타격을 주기를 바란다. 그들은 더럽고 해로운 대기 상태는 경제 발전과 양립할 수 없음을 정부에게 지적한다. 또한, 각국의 지도자들에게 민중이 온난화를 멈추는 일에 참여하게 하여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요구가 이번 파리 회담에 반영될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환경 방호 기금의 코헨은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이는 파리 조약이 법적으로 강제력이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국 사람들이 얼마나 깨끗한 공기를 원하느냐의 문제입니다.”라고 말했다. 
 
5. 방치하기에는 환경 문제 위험이 크다.
 
지구온난화에서 2℃와 4℃의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이 점을 생각해보라. 세계은행은 “지구 기온이 4℃가 상승한 후에도 우리가 지구에서 살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구의 기온이 4℃ 이상 상승한다면 여러 공동체와 도시, 국가는 큰 피해와 붕괴 및 혼돈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 피해는 불공평하게 분배된다. 빈곤층은 가장 많이 고통받게 될 것이며 지구촌은 더 분열하고 더 불공평해진다. 이러한 온난화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세계은행의 2012년 보고 내용이다.
 
하지만 기온 2도 상승 역시 쉽게 생각할만한 수치는 아니다. 나는 저지대 태평양 섬에서의 지속적인 홍수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올해 마셜 군도를 방문했다. 어떤 전문가들은 지구 기온이 2℃올라가면 이 군도는 대부분이 물에 잠길 것이라 예측한다. 각종 산호섬으로 간신히 바디 위에 떠 있는 이 군도가 말이다. 
 
그러니, 이러한 상황에서 파리 회담은 세계에 더 강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 
 
헤어는, “점차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확대해 나가면 우리는 2도 감축 궤도에, 아니 어쩌면 그 궤도 아래에 이를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바로 2도 궤도 아래로 갈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것이 그 목표를 포기할 만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는 걱정한다,”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비관적이지는 않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구를 위해, 낙관적이어야만 한다
 
 
 
 
안양외고 성의진 기자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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