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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유럽·난민의 골…난민정책 향방은
칼레 난민촌 철거작업 지속
7일 EU회의 해결방안 찾을까
2016-03-02 14:56:37 2016-03-02 15:19:15
프랑스 정부가 이틀째 칼레 난민촌 철거 작업에 나서면서 난민들의 거센 저항이 이어졌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방향성을 잃은 난민 정책의 단면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가운데 해결책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찰과 철거팀이 이틀째
칼레 난민촌 철거 작업을 벌였다. 사진/로이터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의 허가를 받은 철거팀이 칼레 난민촌 남쪽 지역 철거 작업을 이어갔다.
 
첫날에만 약 100여개의 난민 텐트와 판잣집이 철거됐고 10여곳의 텐트는 방화로 불에 탔다. 
 
이틀째인 이날까지도 철거 작업이 지속되면서 난민들은 경찰과 철거팀을 향해 돌을 던지고 텐트에 불을 지르는 등 강력히 저항했고 경찰은 수류탄과 최루가스를 발사하며 해체시켰다.
 
‘정글’이라 불리는 칼레 난민촌에는 각지에서 온 난민 4000여명이 머물렀다. 지난달 칼레가 포함된 파드칼레도는 4000여명의 칼레 난민 가운데 800~1000명의 난민을 이주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25일 릴 행정법원은 칼레 난민 이주 계획에 대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정부의 결정이 타 유럽국의 '국경 통제'라는 부작용을 확산시켰다고 말했다.
 
지난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프랑스에서 칼레 난민을 통제하지 못하면 칼레와 같은 ‘정글’이 영국에도 생길 수 있다”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되면 영국 내 난민 위기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정부 역시 난민 수용 숫자를 크게 줄였으며 난민 이동 경로인 ‘발칸루트’도 통제한 상황이다.
 
국경 봉쇄에 대한 움직임이 확산되자 난민들은 최초 종착지인 그리스에 발이 묶인채 제2의 ‘정글’을 형성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유럽은 자기 스스로의 덫에 빠졌다”며 “급격한 난민 증가에도 국경 제한으로 대응하는 것은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난민 정책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오는 7일 터키서 열릴 EU 정상회의에서는 국경 통제 해제 문제가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각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솅겐조약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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