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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부산 방문해서도 '진박' 출마지 돌아
더민주 부산시당 “탄핵을 받아도 모자란 명백한 선거개입”
2016-03-16 16:35:39 2016-03-16 16:39:33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방문한지 엿새만인 16일 부산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정치적 해석은 억측이다. 순수한 경제행보”라고 강조했지만 총선 개입 의도가 짙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부산센터가 부산지역의 창조경제 거점 역할을 넘어 전국 혁신센터 판매망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구의 수산가공선진화단지와 사하구에 위치한 사하사랑채 노인복지관을 방문했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이 방문한 곳들은 ‘진박’(진정한 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새누리당 당내 여론조사 경선에 나선 곳이다. 윤상직 전 산업통상부 장관, 유기준 의원, 허남식 전 부산시장 등으로, 이들은 지난 1일 이른바 ‘진박감별사’ 최경환 의원과 만찬을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구 방문 때도 진박 예비후보들이 출마한 지역을 방문했고,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는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 정 전 장관은 대구 동구 단수추천 후보로 확정됐다. 그래서 이번 부산 방문 역시 진박 후보 지원을 위한 정치적으로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이재오·진영 등 비박계 중진 의원들과 조해진·이종훈·김희국 등 친유승민계 의원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한 시점에 부산 방문이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던 이들이 ‘공천학살’을 당해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공천 개입설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이러한 민감한 시기에 부산을 방문한 것은 총선 과정에 개입하겠다는 본인의 의지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논평을 내고 “총선을 앞두고 친박, 비박 간의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갑자기 부산을 방문했다”면서 “뜬금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라고 꼬집었다.
 
부산시당은 “대통령의 이번 부산 방문은 공천 갈등으로 이반된 민심을 붙잡기 위한 애처로운 몸부림이자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며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의 말 한마디만으로 탄핵사태까지 불러온 새누리당의 선례에 비춰보면 박 대통령의 행위는 몇 번의 탄핵을 받아도 모자란 더욱 명백한 선거개입”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부산시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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