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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해도 주택시장 영향 미미할 것"
과잉공급·대출규제 영향 절대적…매수수요 자극 쉽지 않아
2016-03-20 11:00:00 2016-03-20 11: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국내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과잉과 대출규제로 인해 상승세가 꺾인 주택시장에서 다시 매수세가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25%∼0.50% 수준을 그대로 유지 하기로 했다. 특히, FOMC 위원들은 지난해 말 발표했던 올해 금리 인상 4차례 전망 기조를 바꿔 2차례 인상으로 변경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속도조절에 들어가면서 한국은행이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리가 인하될 경우 주택구입에 자금 부담이 다소 완화될 수 있어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가 소폭 내린다고 해서 당장 주택구입 여건이 크게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전세가격 상승을 부추기면서 주택 매수에 나서는 서민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임대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며 "월세화가 속도를 내면 결국 전세가율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어 깡통전세에 대한 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의 경우 계속되는 저금리에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실제 주택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은 119만3600여건으로, 전년보다 19% 가까이 증가했다.
 
매매가격 턱 밑까지 오른 전세가격 부담에 저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다소 줄면서 매매전환에 나선 것이다.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서울의 경우 지난 2월말 기준 아파트 전세가율이 1년 전(66.8%)보다 7.4%p나 높아진 74.2%에 달한다. 특히, 성북구(83.7%)와 성동구(80.7%) 등은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등 전세가격이 매매가격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진/뉴시스
 
 
다만, 과잉공급 문제와 대출규제가 주택시장을 옥죄고 있는 만큼 소폭의 금리 인하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 이라는 분석이다.
 
남영우 나사렛대학 교수는 "주택시장 심리 위축은 지난해 인허가 물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대출규제까지 병행된데 따른 것"이라며 "대출규제 완화가 함께 이뤄져야 주택시장 매수심리가 살아날 수 있는데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 금리인하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장 5월부터 지방까지 대출규제가 확대되는데다 장기적으로 금리 인하 보다는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만큼 위축된 주택시장이 쉽게 회복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실수요자들의 경우 주택시장에 단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며 "일시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카드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당장 매수심리가 살아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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