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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공략의 허와 실)빗장 풀린 이란, 글로벌 격전지 부상
"위기의 중후장대, 기회의 땅이 열렸다"…MOU,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야
2016-05-15 17:31:13 2016-05-15 17:31:13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경제계가 '이란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지난 2006년부터 10년간 이어져 온 경제제재가 지난 1월 본격 해제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이란 시장 진출도 활발해졌다.   
 
정부도 기회를 노려 성과 챙기기에 적극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했다. 이번 박 대통령의 순방에는 국내 대기업 총수들을 비롯해 중소·중견기업, 경제단체 관계자 등 총 236명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 이란 공략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란 향하는 외국 정상들
 
이란은 원유 확인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의 글로벌 자원 부국이자, 인구 8000만명의 거대 소비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걸프협력회의(GCC),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의 경제권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한 경제적 거점이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는 곧바로 전세계 주요국들의 투자 열기로 이어졌다. 이란투자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약 9개월 동안 총 47개국, 145개 경제사절단이 이란을 찾았다. 인원만 3763명에 이른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경우 지난 1월 외국 정상 중 가장 먼저 이란을 방문하며 시장 개척의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은 이미 이란 수입시장 점유율 28.5%(2014년 267억7000만달러)로, 한국의 4.9%(45억8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급해진 것은 우리 정부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 왔던 중후장대 산업이 최근 중국발 경기 침체에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맞고 있는 만큼, 산유국 이란과의 협력 및 현지 시장 공략 성과에 따라 향후 우리 기업들의 생존 방정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내놓은 이란 진출 방안은 일단 현지 신규 인프라·플랜트 사업 수주라는 단기 성과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가 지난 1월 내놓은 '이란시장 진출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현지 조립생산(CKD) 방식 등 생산 협력 강화 ▲신규 플랜트 사업 수주 지원 등 건설기자재,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등 중후장대 수출에 무게추를 뒀다. 
 
또 이란 내 미국 달러 결제 및 송금이 아직 금지돼 있는 만큼 원화를 비롯해 유로, 엔 등 통화결제시스템 구축이 포함된 금융지원 방안 등 당장 시급한 지원 방안도 함께 담겼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소형가전, IT제품, 뷰티용품, 식음료 등 소비재 시장까지 수출품목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중후장대'에게는 기회
 
이란은 전세계 4대 산유국인 만큼 시장 역시 석유·천연가스 개발 부문의 비중이 단연 압도적이다. 이란 정부는 향후 5년간 총 2000억달러에 육박하는 석유·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국내 기업들 역시 해당 프로젝트의 건설 플랜트 사업 등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우선 석유·천연가스 개발 부문에서 수출입은행과 사전 협의를 통해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럽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규모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에서 이들 기업과 공동 진출을 하는 방식도 활용될 전망이다. 다만 석유화학 부분은 이란의 자국 제품 보호 기조와 기존 유럽 기업들의 강세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그리 녹록치 않다.
 
건설 분야 역시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 이후 매년 1500억~2000억달러에 이르는 신규 건설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되는 세계 최대 건설시장이다. 국내 건설업체들에게도 중동 지역 최대 프로젝트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란 건설부문 실질성장률 역시 향후 5년간 연평 5.8%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제재 해제와 함께 이란 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업계 역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란 내 자동차 총 판매량은 2020년까지 연평균 12.6% 증가할 전망으로,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란 시장에 이미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해 놓은 만큼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시장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미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한 기업들도 있다. SK는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와 자원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이란 2위 자동차사인 SAIPA와 포괄적 협력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사업협력을 위해 이란 에너지부, 국영 가스공사와 각각 MOU를 체결했다. GS건설은 24억달러 규모 사우스파스 가스 프로젝트 재진출을 결정했고, GS에너지는 이 프로젝트 천연액화가스(LNG) 수급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는 현지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건립을 위한 후속 논의를 진행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한-이란 경제협력의 경제적 효과와 한국기업의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수출과 현지 투자를 상호 연계해 경제협력을 확대할 경우 2025년까지 10년간 총 수출액은 845억달러에 달하고, 일자리는 68만개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분야별 수출액으로는 건설서비스 185억달러, 자동차 176억달러, 석유화학 148억달러, 인프라·플랜트 117억달러 순으로 중후장대가 주를 이뤘다. 
 
사진/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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