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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호조에 구조조정 대상 기업 절반 감소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6곳…지난해 절반 수준
해외수주 감소에도 주택 경기 호조로 재무구조 개선
2016-08-07 11:00:00 2016-08-07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주택 경기 호조로 건설업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건설업이 취약업종으로 분류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건설업계는 한 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다.
 
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에 따르면 C등급 13개, D등급 19개 등 총 32개 기업이 구조조정대상 업체로 선정됐다.
 
지난해 평가 결과와 비교해 대상 업체는 3곳 감소했지만, 구조조정 대상 업체의 자산(24조4000억원) 및 신용공여액(19조5000억원)은 각각 13조8000억원(130.2%), 12조4000억원(174.6%) 증가했다. 대형 조선·해운사 등 주요 업체들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중 건설업종은 C등급 3개, D등급 3개 등 총 6개 기업이 선정됐다. 지난해 C등급 2개, D등급 11개 등 총 13개 기업이 선정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조선·해운업에 이어 구조조정 대상 업종으로 선정될까 전전긍긍했던 건설업계로서는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올 초만 해도 건설업종이 다음 구조조정 타깃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택 경기 호조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건설사가 늘면서 구조조정 대상 업체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주요 건설사의 2분기 실적은 대부분 주택 사업부가 견인했다. 저유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해외수주는 감소했지만 국내 주택사업부가 이를 만회한 것이다.
 
시공능력평가 1위 업체인 삼성물산(000830)은 지난해 제일모직 합병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외에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 대림산업(000210), 현대산업(012630)개발 등 국내 10위권 건설사 대부분의 실적이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개선됐다.
 
이와 함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실 건설사에 대한 정리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구조조정 대상 업체가 줄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2012년까지 매년 200개가 넘는 건설사가 부도를 맞았지만 지난해부터는 100개 이하로 부도 건설사 수가 감소했다.
 
대형사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침체기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부실 건설사는 자연스럽게 도태됐다"며 "다만 올해부터 일부 중소기업도 구조조정 대상 업체로 포함되면서 중소 건설사가 얼마나 선정될 지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3월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 제정에 따라 올해부터 신용공여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도 구조조정 대상업체에 포함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기 신용위험평가는 오는 11월 말 완료돼 연내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미래에 대한 건설업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주택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며 지방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인구감소에 따른 주택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 주택 사업에만 의존해서는 건설업의 미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수익성이 높은 해외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국내 건설사 해외사업의 90%는 단순 도급형으로 수익성이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본부장은 "해외 건설시장에서 단순도급형 수주만으로 우리 기업이 버티기 힘들다"며 "수익성 제고를 위해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진출을 활성화해야 하고, 한국기업의 투자개발형 해외건설수주 열세의 주요 원인인 파이낸싱 분야의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에서 건설업종은 총 6개 기업이 선정되는 등 지난해에 비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향후 해외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단순 시공 사업에서 벗어나 투자개발형 사업으로의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GS건설이 준공한 오만 소하르 아로마틱스 프로젝트 전경. 사진/GS건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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