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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수천만원 하락? 여전히 수억원 '남는 장사'
1년 전보다 2~3억원 올라…"정부, 정책 지속 추진 필요"
2017-01-11 15:47:52 2017-01-11 15:47:52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주택시장 전반에 악재가 연이어 겹치며 아파트값 약세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1~2개월 사이 수천만원이 빠지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승장세 이전 가격보다는 수억원이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가격 하락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서도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이어지면서 돈을 벌려면 '그래도 부동산'이라는 말이 성행하는 이유다. 투자는 커녕 내집 마련, 전셋값 마련에 시름하는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여전히 클 수 밖에 없다.
 
11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를 보면 새해 첫주 서울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서초구가 0.06%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한 가운데 송파구와 강남구도 각각 0.03%, 0.02% 떨어졌다.
 
11.3 부동산 대책 직후인 작년 11월 둘째주 이후 8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재건축 단지가 많은 인근 강동구 역시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실제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부동산1번지로 꼽히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35.64㎡는 작년 10월 9억원 수준이던 것이 최근 7000만원이나 빠진 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주공 4단지 42.55㎡는 같은 기간 10억원에서 8억8500만원으로 1억원이 넘게 떨어진 가격에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개포동 ㄱ공인 관계자는 "최근 가격 하락이 조금 주춤해지기도 했지만 연말 고점 대비 1억원 가까이 낮춘 가격에 내놔도 매수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격하게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1~2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수억원의 오른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같은 급격한 낙폭에도 뒤늦게 매수에 나선 일부를 제외한 집주인들은 여전히 높은 단기 시세차익을 얻고 있다. 작년 초 가격 상승이 지금의 하락세보다 더욱 가팔랐기 때문이다.
 
주공1단지 35.64㎡의 경우 불과 1년 전인 작년 초 매매가격은 6억4000만원에 불과했었다. 10개월 사이 무려 2억6000만원이나 올랐던 것이다. 조금만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15년 1월에 매입해 고점인 작년 10월경 매도한 투자의 귀재가 있었다면 3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단기 가격 하락에 따른 정책 선회가 아닌 장기적인 시장 흐름에 초점을 맞춘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기성 거래가 상당 부분 이뤄진 이후 나온 11.3 대책이 다소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지만 이후 정부의 투자수요 억제, 실수요자 중심 주택시장 확립 목표가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지속적인 정책 일관성 유지를 통해 수요자들이 시장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민들의 내집 마련에 대한 지원책 강화 등을 통해 주거안정은 물론 상대적 박탈감 해소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디딤돌 대출 금리가 인상되고, 각종 주택구입 자금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투자가 아닌 이사 걱정 없이 살 집 마련이 꿈인 실수요자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도 클 수밖에 없다. 실거주 목적의 매수자에 대한 지원책 보강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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