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이후 세계경제 질서 재편 대비
금융위기 1년·비상경제정부 1년의 성과와 과제
2010-01-07 09:00:00 2010-01-07 16:13:39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크레디스위스 5.2%, 도이체방크 5.5%, 모건스탠리 5.0%, 노무라증권 5.5%...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이 가장 최근에 내놓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8년 2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0.4%, 리먼사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 -5.1%에 비하면 천지차다.
 
금융위기 1년과 비상경제정부 1년을 맞은 우리 경제의 괄목할 만한 성적표다.
 
그렇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위기 극복'이란 놀라운 성적표는 이제 그만 내려놓고 위기 이후의 세계경제 질서 재편에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 올해 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성장
 
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같은 내용의 '금융위기 1년 평가와 위기 이후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2010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는 평가가 국제사회에서 나오게 만든 것이 바로 비상경제정부 1년의 성과를 압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상경제정부 1년간의 성과와 변화는 각종 경제지표에서 확연하게 나타난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비상경제정부를 출범시키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고,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8월 5.25%였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2.0%로 인하한 이후 현재까지 2.0%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한국은행 조사에서 지난해 2월 4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1월 89까지 회복했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지난해 1월 52.0에서 11월에는 109.0으로 기대치가 월등히 높아졌다.
 
지난 2008년 10월24일 938.75까지 폭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2월22일 1655.54를 기록하면서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해가고 있다.
 
지난해 1월 전월대비 34.5%까지 감소했던 수출은 11월에 18.1% 증가했고, 지난해 5월 39.7% 줄었던 수입은 11월에 2.1% 늘어났다.
 
'제2의 외환위기를 불러올 주범'으로 지목됐던 외환보유고는 지난 2008년 2005.1억달러에서 지난해 11월 2708.9억달러로 늘어났다.
 
◇ 외신 "한국, 매력적인 투자대상"
 
한국에 대한 혹평으로 지면을 메우던 외신들도 한국경제의 놀라운 변신에 높은 점수를 주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9월 "한국 증시가 올해 40% 이상 상승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sweet spot)이며, 아시아 최상의 투자처"라는 크레디스위스의 평가를 인용·보도했다.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은 지난해 11월16일 "한국경제가 이미 구조변화를 겪고 있으며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생력 있는 경기회복이 이뤄지고 있다"는 노무라증권의 애널리스트 션 다비의 의미심장한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높아졌음도 평가됐다.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10월14일자 칼럼에서 "한국 출신의 유엔 사무총장, G-20 정상회의 주최, EU와의 FTA,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 확대 등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버드대 조셉 나이(Joseph Nye)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고에서 "한국은 작지만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계속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한국의 국격 향상을 높이 평가했다.
 
CNN도 이에 뒤질세라 지난해 10월19일 한국특집을 편성해 금융위기 극복, 녹색성장과 한식 세계화 등을 주제로 한국을 집중 조명했다.
 
국제금융기구도 한국 띄우기에 가세했다. 대표적으로 OECD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수출에 힘입어 한국이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 위기 이후 '세계무역질서 재편' 대비
 
이처럼 국제사회의 우호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지만 세계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위기 이후의 정책과제도 착실히 수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진단이다.
 
KDI는 보고서에서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드러난 구조적인 취약요인을 다시 한번 냉정하게 평가하고, 위기 이후 도래할 세계경제 질서에 대비한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 내수회복 추진 ▲ 고용창출노력 강화 ▲ 금융감독체계 개선 ▲ 기업구조조정 강화 ▲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국격 제고 등을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중장기 정책과제로는 ▲ 세계무역질서 재편 가능성 ▲ 내수기반 확충과 글로벌 경제질서 재편에 적극 대응 ▲ 성장동력 확충 및 경쟁력 제고 ▲ 미래 잠재위험요인 대비 등을 주문했다.
 
현오석 KDI원장은 "경기가 회복된데는 정부의 확장적 거시경제정책과 시장안정 조치 등에 힘입은 바 크다"며 "이제는 위기 이후의 세계경제 질서 재편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