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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대선주자들에게 바란다…'3대 틀 9대 과제' 제언
'공정사회·시장경제·미래번영' 제안…상법개정안은 우회적으로 반대
2017-03-22 16:07:37 2017-03-22 16:07:37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경제계가 대선 때마다 100여건의 탄원 리스트를 만들어 건의하던 방식 대신 유력 주자들에게 국가경제의 핵심 현안을 제기하고 해법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박용만 회장 등 상의 회장단이 오는 23일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5개 정당 대표를 만나 '제19대 대선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상의는 22일 하루 앞서 배포된 제언문에서 "대한민국의 새 희망공식을 바라는 17만 상공인들의 열망을 담아 '공정사회·시장경제·미래번영'의 3대 틀을 제안한다"며 주요 정당들이 대선 과정에서 이에 대한 대안을 고민하고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을 주문했다. 박용만 회장은 "특정 이슈에 대해 찬반을 얘기하는 것도, 절박감에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떼쓰는 것도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선진국 진입을 위한 변화, 누구나 지적하지만 고쳐지지 않는 정책, 시장경제 원칙의 틀을 흔드는 투망식 해법 등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제언문은 "기득권의 벽과 자원배분의 왜곡, 이로 인한 갈등의 골 때문에 '노력'이 아닌 '노오력'을 해야 하는 시대"라며 "금수저가 아니어도 노력하면 정당한 대우를 받는 한국경제의 희망공식을 복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해법으로 '기득권 내려놓기'를 제시했다. 불공정거래를 반복하는 일부 기업, 성과에 비해 과도한 임금을 상시적으로 요구하는 일부 노조, 자격증을 방패삼은 일부 고부가가치 서비스부문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설명이다.
 
상의는 또 "기업들이 단순히 법을 지키는 것에서 한걸음 나아가 법보다 엄격한 자율규범을 솔선해 실천하도록 할 것"이라며 "선진국처럼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을 잘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도록 '스튜어드쉽 코드'의 도입과 정착에 기업들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의식한 듯 재계의 최대 현안인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기업 지배구조는 꼭 바꾸되, 해법은 시장에(맡겨야 한다)"며 사실상의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개진했다.
 
차기 정부에 대해서는 '새정부 신드롬 경계'를 주문했다. 상의는 "정책 시계가 5년이 아닌 10년, 30년을 내다볼 수 있어야 기업들도 그에 맞게 사업계획을 짤 수 있다"며 "미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 정부의 좋은 정책은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계속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규제 철폐와 유연화에 방점을 찍은 노동정책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공정사회의 틀을 위해서는 '신뢰 회복', '기업 지배구조 개선', '고용의 이중구조 해소'를 건의했고, 시장경제의 틀을 재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 역할 재정립', '혁신기반 재구축', '서비스산업 발전'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래번영을 위해서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교육 혁신', '인구 충격에의 선제적 대응' 등을 핵심 어젠다로 꼽았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정치시계가 빨라지면서 대선후보들이 자칫 '선명성 함정'에 빠질까 우려된다"며 "첫 단추를 잘못 채우면 국가 전체적으로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만큼 한국사회와 한국경제의 현실을 잘 진단하고 미래 비전과 해법을 설정하는데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제언문은 72개 전국 상의를 통해 기업들 의견을 수렴한 후 편향성을 없애기 위해 경제단체로서는 이례적으로 보수·진보학자 40여명에게 자문을 받아 작성됐다.
 
(이미지제작=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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