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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유라 상대 '삼성·이화여대 특혜' 조사 본격 착수
인천공항 입국 "어머니와 전 대통령 일 몰라…억울하다"
2017-05-31 16:41:06 2017-05-31 16:41:0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31일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압송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4시2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이송된 정씨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16분쯤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정씨는 "아기가 오래 있다 보니 빨리 입장을 전달하고, 해결하기 위해 왔다"며 귀국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씨는 삼성의 지원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어머니에게 삼성전자 승마단이 지원하는데, 6명 중 1명을 지원하는 것이라 들었다"고 대답했다.
 
또 이화여대 특혜와 입학 취소에 대해서는 "학교에 안 갔기 때문에 취소는 당연히 인정한다"며 "전공이 뭔지도 모르고, 대학에 가고 싶어 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면접 당시 승마복을 입고, 금메달을 가져간 이유에 대해서는 "단복은 입지 않았다"며 임신 중이어서 안 맞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달은 이화여대만이 아니라 중앙대에도 들고 갔다"며 "입학사정관에게 여쭤보고, 된다고 해서 가지고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것이 억울하냐는 물음에는 "어머니와 전 대통령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하나도 모르는데, 좀 억울하다"고 밝혔다. 모친인 최순실씨의 재판에 대한 생각을 묻자 "갇혀 있어 재판 내용을 하나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아직 형을 받는 재판을 안 했다고만 들었다"고 전했다.
 
정씨에 대한 주된 조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가 담당한다. 이날 오전 4시8분쯤 네덜란드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도착하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후 국내로 송환해 서울중앙지검까지 호송한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조사 관련 부수 수사를 맡는다.
 
특수1부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넘겨받은 특수본 2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뇌물수수 혐의를 집중적으로 수사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삼성그룹에 대한 승계 작업 등 현안을 해결해 달라는 청탁의 대가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으로부터 213억원을 받기로 한 후 실제 77억9735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씨를 상대로 한 검찰의 수사는 승마선수 활동에 관한 삼성의 지원 등 뇌물수수 혐의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등이 받은 77억9735만원은 삼성전자 승마단 전지훈련 관련 용역대금, 정씨를 위한 선수용 차량 구매대금, 마장마술용 말 구매대금과 보험료 등 명목으로 지원됐다. 최씨는 말 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정씨는 이화여대 수시모집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부정하게 입학한 후 출석을 하지 않고도 학점을 받는 등 업무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최씨와 이화여대 관련자들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했으며,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수정) 심리로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9년을, 최경희 전 총장에게 징역 5년을,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와 함께 정씨는 신용보증장으로 대출을 받아 독일에서 주택을 매입하는 등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대학교 1학년이던 지난 2015년 12월 최씨의 예금과 임야를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신용보증장을 발급받은 후 하나은행 독일법인으로부터 연 0.98%의 금리로 38만5000유로를 대출받았다. 최씨의 예금으로 송금할 수 있는데도 대출을 받은 것이 자금 세탁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31일 인천광역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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