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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박정림 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 "KB의 자산관리 영역, 일반고객까지 넓히겠다"
"고액자산가 타깃 넘어선 WM 대중화 고민…하반기엔 연금상품 고객 활성화 주력"
연내 복합점포 50여개로 확장, ISP본부·스타자문단 등 시장 호평
2017-07-17 08:00:00 2017-07-17 11:23:09
최근 은행권 금융지주사들이 은행과 증권의 자산관리(WM) 사업 부문을 통합하는 겸직체계를 신설, 확대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WM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금융계열사 간의 시너지 강화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의 초대 자산관리(WM) 총괄을 맡고 있는 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사진)은 "고객들이 여전히 오프라인 채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자산관리 서비스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신건 기자
박 부행장은 "국민은행은 국내 최대 고객 기반을 가진 은행이고 고객 분포가 다양해서 일부 고객층에만 초점을 맞추기에는 함께 가야 할 고객들이 너무 많다"며 "고객층별로 다른 니즈를 맞추기 위해서는 다층적 자산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는 박정림 부행장을 만나 금융권 자산관리 시장의 전망과 KB가 준비하고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해 들어봤다.
 
-KB금융지주의 WM부문 총괄로서 작년 말부터 지주, 은행, 증권 WM부문을 이끌고 있는데 그동안의 성과가 궁금하다.KB금융은 옛 현대증권을 인수해 통합 KB증권을 출범시켰는데 이를 계기로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WM부문을 총괄해 맡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은행의 증권 소개영업(은행이 소개한 고객이 증권사를 방문해 상품에 가입토록 하는 것) 자산이 1조5000억원을 돌파했고, 이는 작년 증권점포 소개영업 실적인 9246억원을 단 3개월 만에 초과한 겁니다.
 
-집무실 벽에 서울의 강남 지도가 붙어 있다. 상황판으로 볼 수 있나.
서울의 강남·서초·송파구 전체 지도인데, 강남 지역에 은행·증권 복합점포 추가 신설 후보지를 물색하기 위해 붙여 놨다. 지도 위에는 모양과 색깔이 다른 스티커들은 국민은행 지점과 다른 은행과 증권사 지점을 표시해놓은 것이다. 은행 점포를 중심으로 기존의 점포에 복합점포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새로운 복합점포를 신설하고 경우도 있다. 국민은행의 PB센터는 강남에 충분히 있다고 보는데, 증권 쪽이 강남 쪽에 약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디지털금융이 본격화되면서 점포 전략이 효율화 되고 있는데, 복합점포의 역할이 있을까.
모바일뱅킹과 같은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다 보니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이 점점 줄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들이 오프라인 채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자산관리 서비스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자산관리 분야에서 전문가 등 사람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크다. 그런 측면에서 복합점포에는 은행과 증권 점포가 같이 있어 고객 입장에서도 동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B도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성공 모델을 참조해 한국형 유니버설 뱅킹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24개의 복합점포를 추가로 만들어 총 54개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점포의 종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WM점포에 좀 더 비중을 둘 전망이다.
 
-PB센터나 복합점포는 주로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국민은행의 경우 국내 최초로 개인고객 3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가장 폭넓은 고객 기반을 자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에 맞추는 자산관리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고객 중 고액자산가들은 국내외 부동산펀드라든지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 또 증권과 연계한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KB금융에서 IPS본부 조직을 통한 투자 상품 서비스 강화,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설립 등을 추진한 이유다.
 
-일반 고객으로까지 대중화에 대한 고민이 많겠다.
그렇다. 자산관리 시장은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이미지가 크지만 국민은행은 일반 고객들도 WM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발을 넓히고 있다. 하반기엔 은행 부문에서는 연금 상품의 고객 활성화에 주력하고자 한다. 연금과 관련해서는 KB자산운용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와 손 잡고 타겟데이티드 펀드를 7월 말 선보일 예정이다. 펀드의 핵심 목표층은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 가입고객이다. 1600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됨에 따라 연금자산 관리의 핵심인 퇴직연금 규모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외화로 펀드 투자가 가능한 예스모아펀드를 출시했는데, 달러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적극 활성화하려고 한다. 증권 부문에서는 KB증권이 통합법인 출범 후 첫 종합자산관리 랩 서비스인 'KB 에이블 어카운트'를 출시했는데, 이 상품은 주식랩, 펀드랩 등 단품형 상품인 SMA(Separate Managed Account)와 달리 하나의 계좌에서 주식은 물론이고 펀드, 채권, ETF(상장지수펀드) 등 다양한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UMA(Unified Managed Account) 상품이다.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들에 대한 사후관리가 철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투자상품을 판매한 다음 관리를 해주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연금이라는 게 지금까지는 가입만 시켜 놓고 사실상 관리가 부재했는데 사후관리를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부문의 리밸런싱 등을 강화하려고 한다. 사후관리 강화는 영업점의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 여기에 개인연금 쪽 상품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게 개편하려고 한다. 고객 누구나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기존과는 다른 투자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은행·증권의 전문가 집단을 하나의 팀으로 엮어낸 'ISP' 조직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부터 지주-은행-증권 WM부문을 총괄하면서 은행 WM그룹 내에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 투자상품서비스)본부를 신설했다. 은행과 증권의 WM 인력을 한곳에 배치하고,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WM 상품 개발, 공동 영업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 포트폴리오 자산관리 확대 등을 이루도록 했다. 국민은행의 국내 최대 고객 기반과 대형 증권사의 상품 제공 기반의 결합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실제 협업을 통해 상품화를 하다 보니까 은행에서 팔 수 있는 상품, 증권 쪽에서 연계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품이 많이 늘었고, 목표전환형 펀드 등 협업 WM 상품을 은행과 증권에서 동시에 판매해 일부 전략 상품은 완판이 되는 등 고객 만족도도 높아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은행과 증권 인력을 모두 통합한 WM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WM 전문가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로 구성된 'WM스타자문단'의 평가도 좋다.
WM스타자문단은 은행과 증권의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조직이다. ISP 산하의 투자솔루션 부서에서 구성했다. 투자 전략 및 포트폴리오 자산배분 전문가, 부동산투자 자문 전문가,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등 분야별 최고의 스타급 전문가 30명을 선발했다. 팀을 이뤄 고객을 대상으로 최적의 상품 추천 및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한 자문을 하는데, 최근에는 초고소득 연예인과 스포츠선수 등 전문직에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인 '더 오운 클럽(The Own Club)'도 선보였다.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직원 대상 현장 연수를 진행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전국을 돌며 30회 이상 방문 교육을 실시했고, 희망퇴직 직원을 대상으로는 '행복플러스 자산관리 컨설팅'도 실시했다.
 
기사 이종용· 사진 신건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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