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비욘드는 취약계층과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패션분야의 특화된 진로교육프로그램과 실무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다.패션에 관심은 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패션 관련 교육을 받지 못한 취약계층 청소년을 패션 현장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꿈에 대한 확신이 없어 망설이는 청소년은 이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기도 하고, 이를 계기로 다른 진로를 찾기도 한다. 비욘드의 김경환 대표가 스스로 꿈에 대한 확신과 방법을 몰라 방황했던 것이 그를 사회적기업가의 길로 이끌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만들고, 자동차도 만들어 봤고, 편의점 알바에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온갖 일을 다 해봤다. 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현실 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사례를 많이 보게됐다. 그러면서 동기가 없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주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관심 있었던 '패션'을 통해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 제반 지식을 쌓기 위해 학교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일찍부터 독립심을 키웠고,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됐다. 하지만 다양한 사회경험이 다시 그를 학교라는 공간으로 이끌었다. 남들보다 1년 늦게 2년제 대학에 입학했고, 다시 4년제 대학으로 편입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 관련 동아리를 통해 사회적 기업의 창업을 고안하게 됐다. 2014년 그의 '스토리'가 들어간 비욘드의 전신인 '드림스타트업'을 설립하게 됐다.
김경환 비욘드 대표는 "취약계층의 동기부여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비욘드
김 대표는 패션 관련 진로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인 드림스타트업을 설립했지만 그의 생활기반인 울산에서는 이를 운영할 여건이 부족했다. 패션과 패션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김 대표는 2015년 무작정 상경했다. 그는 "패션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인맥도 없었지만 서울패션위크 같은 행사를 다니며 공부에 매진했고 인간관계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과정에서 만난 한 포토그래퍼가 비욘드의 취지에 공감하며 패션업계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비욘드는 패션진로교육사업부와 기부캠페인콜라보사업부로 나뉘어 운영된다. 비욘드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드림스타트업은 패션진로교육사업부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올해초부터 비욘드로 간판을 바꿔달면서 사업 구조를 바꿨다. 기부캠페인콜라보사업부를 신설, 수익을 확보해 패션진로교육사업부에 투자하는 식이다.
기부캠페인콜라보사업부는 패션대기업과 브랜드 등과 협업을 진행해 수익을 배분하는 모델이다.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청소년 대상으로 패션 진로 교육을 진행한다는 비욘드의 취지에 공감을 표하고 먼저 협업을 제안해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10~20대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디자이너브랜드 '참스(CHARM'S)'와 협업을 진행했고, 이랜드 스파오와 협업한 '맨투맨티셔츠'는 다음달 발매를 앞두고 있다.
비욘드의 패션진로교육사업부는 2개월 과정으로 패션이론과 현실을 청소년들에게 체험시켜준다. 비욘드의 패션진로교육사업부 커리큘럼은 ▲패션현장 탐방▲실습과 이론 수업▲현직자들의 강의 등으로 구성돼 진로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방학반과 취미반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특히 취미반의 경우 동기부여의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그의 전공은 경영학임에도 불구하고 패션 업계에서 패션 디렉터로 부업까지 하고 있다. 크지는 않지만 소규모 브랜드의 패션쇼 디렉터로 일하는 등 어느새 패션업계 종사자가 된것이다. 그는 "동기와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다보니 전공과 상관없이 능력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스스로 경험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을 동기가 부족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는 청소년들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힘든 일도 많다. 청소년들의 사전 접수를 통해 이뤄지는 강의의 경우 당일날 참석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많아 행사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어렵게 성사시킨 현직 종사자의 강의가 메르스나 태풍 같은 천재지변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김대표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이들과 고충을 나누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
지난해 김경환 비욘드 대표가 참여한 CJ 꿈키움창의학교 패션방송부문 수업에서 한혜연 스타일리스트와 김 대표가 함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비욘드
그는 '패션'이라는 도구를 이용한 진로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으로 인해 방치된 청소년이 사회로 배출됐을때 초래하는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비욘드를 통해 패션계로 진출할수도 있고, 비욘드를 계기로 다른 꿈을 찾을 수 있다고 그는 자신했다. 그는 "아이들을 자주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주면 별다른 답을 주지 못해도 아이들이 후련해한다"며 "함께 대화하며 (패션)현장에 데려가주는 것만으로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욘드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청소년을 인턴으로도 채용할 계획이다. 지금은 김 대표를 포함한 직원이 세명에 불과하지만 사업모델을 정착시키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즈음에는 인턴을 뽑아서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예비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금의 패션진로교육사업이 자리를 잡게 되면 서울에 본점을 두고 전국 각지에 지점을 내,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방에 살아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꿈을 찾아 헤매는 지방의 청소년들을 위해 그가 꿈꿔왔던 모델이다. 김 대표는 "서울은 패션계와 접촉, 관계 유지를 위해 본점으로 남기고 각 지방에서 지점 형태로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나이 들어서도 공부하며 현업에서 쌓은 지식을 교육현장에 전파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청소년 진로 교육과 패션 현장을 연결하며 얻은 지식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나누며 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김 대표는 "비욘드의 강의 10분, 현장체험 10분이 위기 청소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며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막연하게 사는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희망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