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검찰…'특수·공안' 지고 '형사부' 뜬다
검사장 승진 12명 중 8명이 형사부…특수·공안 각 1명씩
2017-07-27 18:30:44 2017-07-28 13:58:38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27일 단행된 문재인 정부 첫 고위 검찰간부 인사는 ‘형사부 약진, 특수·공안 정체’로 정리된다. 특히 검사장 승진 인사가 그렇다. 검사장은 검찰 내에서도 ‘검사의 꽃’이라고 불리는 만큼 중요한 자리이다. 각 지방검찰청의 수장으로, 각종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총괄한다. 더욱이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중 첫 단추인 인사개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여서 의미가 깊다.
 
검사장으로 승진한 12명 중 절반 이상인 8명 정도가 일선 청 형사부에서 수사를 전문적으로 한 검사들이다. 검사장 승진자 중 특수부와 공안부 검사 수가 1, 2위를 다퉜던 예년과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이영주 신임 춘천지검장과 조상철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대표적인 형사부 검사로 꼽힌다. 이 검사장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대검 형사 2과장을 역임한 뒤 서울서부지검과 서울동부지검, 수원지검에서 형사부장으로 근무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파견돼 형사정책을 연구했으며, 여성·아동 사건 전문가로 유명하다.
 
형사부 검사들의 맏형 격인 조 검사장은 첫 부장검사 근무를 제주지검 형사2부로 시작했다. 이어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활약했다. 이후 법무부 대변인과 대검 공안기획관을 역임했지만 부산동부지청장과 서울남부지청 1차장검사로 근무하면서 여러 형사부 사건을 지휘했다.
 
고기영 검사장과 이성윤·배성범·구본선·오인서 검사장도 형사부에서 오래 근무했다. 모두 검찰 내에서는 우직하고 성실한 검사들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인사에서 특수부 검사 중에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출신인 이동열 검사장이, 공안부 검사 중에는 이정회 검사장이 각각 승진해 체면을 살렸다.
 
‘형사부 약진, 특수공안 정체’는 이미 인사 전부터 예고돼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문무일 검찰총장 모두 이른바 ‘묵묵히 일 잘하는 형사부 검사들’을 챙겨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법조인 출신인 문 대통령의 ‘형사부 검사 우대’ 정책은 취임과 함께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박균택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등용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동안 이 기조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정부에서 성공가도를 달렸던 검사들이 한직으로 밀려나고 고초를 받은 검사들이 약진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각종 ‘특별수사단장’을 맡았던 김기동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보임돼 조은석 검사장 후임이 됐다.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수사를 지원했다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밀려났던 던 조 검사장은 이번에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대체적으로 무난하다는 것이 법조계와 정계 평가지만 예상과는 달리 기획조정실장과 범죄예방정책국장을 검사장으로 보임한 점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정부의 법무부의 탈검찰화 기조에 비췄을 때 그렇다. 이와 함께 여성 고검장 탄생이 좌절되고 여성 검사장도 단 1명으로 그쳤다는 점 등이 흠이라면 흠이다.
 
왼쪽부터 조상철·이성윤·배성범·강남일·구본선 신임 검사장.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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