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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폭염 취약 노숙인 관리 '2만 건 구호'
6~9월 54명 특별대책반 가동
2017-08-07 14:14:33 2017-08-07 14:14:33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 서울역 일대에서 17년째 노숙을 했던 A(56·남)씨는 폭음으로 몇 년 전부터 간경화를 앓았다. 시설 상담소 직원들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복수를 빼는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기도 했지만 다시 폭음을 하는 생활을 반복했고, 최근에는 황달증세까지 나타났다. 요즘같이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 A씨의 건강상태는 악화된다. A씨는 얼마 전부터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임시주거에서 생활하며 병원치료도 받고 있다. 헤어졌던 딸과도 다시 만나게 됐다. 서울시에서 6~9월까지 운영하는 '노숙인 여름철 특별대책반'이 도움이 됐다.
 
시는 지난 두 달 동안 54명으로 구성된 노숙인 여름철 특별대책반이 거리를 순찰하면서 무더위쉼터 안내, 병원이송 등 약 2만건(중복포함)의 구호조치를 했다고 7일 밝혔다.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 폭염경보는 지난달 20일 발효됐다. 작년보다 보름가량 일찍 발효된 것으로 무더위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시는 폭염에 취약한 노숙인들이 여름을 무사히 날 수 있도록 지난 6월부터 다음 달까지 ‘노숙인 여름철 특별보호대책’ 기간으로 정해 관리하고 있다. 특히 7~8월은 중점관리기간으로 날씨 상황에 맞춰 필요한 경우 거리순찰 횟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54명의 특별대책반은 노숙인 시설·자치구 상담반 직원으로 구성돼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시의 지원을 받은 거리 노숙인 수는 항목별로 15건부터 약 250건까지 증가했다.
 
시는 남은 특별대책보호기간에도 6개 분야 대책을 가동해 노숙인들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꼼꼼하게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먼저 노숙인들이 밀집한 서울역, 영등포역 인근 거리순찰을 하루 4~6회 한다. 거리순찰 시 상담을 통해 병물 아리수, 식염 포도당, 모기약, 냉음료 등 구호물품을 제공하고, 건강에 문제가 있는 노숙인을 발견하면 경찰·119와 연계해 병원에 이송하는 등 조치를 취한다.
 
각 권역별로 있는 노숙인 시설 16곳은 무더위쉼터로 지정돼 노숙인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또한 무더위쉼터에 있는 샤워실도 기존 오후 6~8시 운영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노숙인 시설이 부족한 강남권역과 영등포역에는 차량 이동목욕서비스를 운영해 노숙인들이 청결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령·중증질환자 등 건강 취약계층 노숙인 명단(8월 기준 84명)은 별도로 관리해 치료·시설입소 등을 우선 지원한다. 이를 원치 않는 노숙인에게는 임시주거를 지원하는 등 특별관리를 한다.
 
시는 여름철 발생률이 높은 식중독에도 철저하게 대비할 계획이다. 노숙인 시설과 서울역 노숙인 무료급식소 ‘따스한 채움터’를 이용하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식중독 예방교육을 한다. 16개 노숙인 시설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식중독 예방 매뉴얼을 배포·완료했다. 노숙인 위기대응콜(1600-9582)은 24시간 가동돼 언제 어디서나 구호가 필요한 노숙인을 발견하는 즉시 대응한다.
 
서울시는 폭염에 취약한 노숙인을 위해 54명으로 구성된 특별대책반을 다음 달까지 가동한다. 사진/서울시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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