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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평창 D-50)국내 장비 업체, 기회이자 위기
데이터 폭증 감당할 고스펙 장비 필수…시스코·화웨이와 경쟁도
2017-12-21 07:00:00 2017-12-21 07: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통신 시대가 다가오면서 국내 장비 업체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5G 국제 표준 획득에 적극적인 것은 장비 업체들도 함께 5G 기술 주도권을 거머쥘 기회다. 하지만 노른자 땅에 경쟁자가 몰려드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다산네트웍스의 SDN 스위치 장비. 사진/다산네트웍스
 
 
5G 시대가 열리면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해 높은 사양의 통신 및 보안 장비의 역할이 LTE 환경보다 더 커진다. 가령 스위치는 단말기와 기지국간의 데이터 송수신을 연결하고 기지국간의 연결도 담당하는데, 용량을 늘려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국내 통신 장비 업체 관계자는 "5G 시대가 오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관련 서비스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데이터를 감당할 수 있는 스위치와 관련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장비 업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부여될 것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국내에서 성공적인 구축 사례를 확보한다면 해외 이통 장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이통사들이 5G 국제 표준을 획득하면서 장비도 표준 환경에서 잘 동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외산 업체의 제품은 고가이다 보니 국내 장비 업체들에게 사업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스코·화웨이 등 해외 통신 장비 업체들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강자들도 5G 시대를 맞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채비다. 시스코는 이미 국내 이통사들에게 통신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화웨이도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이통사들에게 기지국 장비를 공급 중이다. 이들은 해외 이통사들과도 거래를 하고 있어 다양한 구축 사례를 확보한 점과 브랜드 파워가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 통신 장비 업체들도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5G 대용량 장비 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다.
 
LTE 시장에서 해외 이통사에 보안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이 보안에 워낙 민감해 한번 장비를 채택하면 5~6년은 유지한다"며 "기존 구축 사례를 바탕으로 5G 시대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국내 및 해외 장비 사업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5G 환경에서는 기존 LTE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데이터 송수신이 이뤄진다. LTE 환경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기는 사실상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5G에서는 스마트홈 가전과 각종 센서 및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이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IoT 전용망 '로라'의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망을 공동으로 구축하며 SK텔레콤에 대응하고 있다. 보다 많은 기기들이 훨씬 많은 데이터를 발생시킬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플랫폼은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저장하고 분석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한다. 자율주행차가 본격 상용화되면 데이터양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5G는 기존 LTE와 다른 주파수 대역을 사용한다. 이통사들은 아울러 데이터 폭증에 대비한 또 하나의 네트워크 망을 구성해야 한다. 이에 필요한 것이 통신 및 보안 장비들이다. 5G와 AI 등 이통사들이 새 먹거리로 삼고 있는 미래 사업의 인프라 역할을 통신 장비 업체들이 책임진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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