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일부직원, '천궁' 사업과정서 향응받고 취업청탁도
입력 : 2018-02-01 18:59:03 수정 : 2018-02-01 18:59:03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방위사업청에서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 사업을 담당했던 일부 직원이 특정 방산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가로 향응제공을 받거나 취업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방사청은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깊이 자성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감사원은 1일 발표한 ‘천궁 등 주요 무기체계 계약비리 점검’ 감사결과에서 일부 방사청 직원과 업체 관계자 간 광범위한 유착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발표는 지난해 4~5월 방사청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감사에서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이뤄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방사청 초도양산 계약팀장이었던 A씨는 사업팀이 2012년 7월 ‘분리계약’ 방침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일괄계약’을 요구했다. 결국 같은 해 12월 방사청은 일괄계약 형태로 양산계약을 체결했다. 일괄계약의 경우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업체가 책임지고 조치하는 장점이 있으나, 이로 인해 계약금이 증가한다. 당시 사업팀은 업체에 176억원을 추가 지급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천궁 레이더와 발사대는 일괄계약·분리계약 여부에 관계없이 이미 정해진 국방규격과 품질보증요구서에 따라 교전통제소와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단독성능을 측정한다”며 “동일하게 국방기술품질원의 품질검사를 받아 무기체계를 통합하는 업체에 공급하기 때문에 일괄계약이든 분리계약이든 해당 무기체계의 성능이나 품질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이듬해 1월쯤 해당 방산회사의 협력업체 관계자에게 취업을 청탁했으며, 2014년 4월 전역 직후 이 협력업체에 취업했다. A씨는 천궁 무정전전원장치를 관급하는 업체에 유리하도록 품목 사양서를 수정해주고, 해당 업체 법인카드로 730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2015년 11월에는 A씨의 처가 이 관급 업체에 취업했다.
 
초도양산 원가분석팀에서 일했던 원가감독관 B씨는 2012년 8월 원가분석도 하지 않은 채 해당 업체에 유리한 ‘일괄계약 의견’을 통보하기도 했다. 그해 6월과 9월 B씨의 조카는 해당 업체에, B씨 처남은 협력업체에 각각 취업했다.
 
후속양산 사업팀장 C의 경우 2014년 6월쯤 업체로부터 ‘일괄계약’이 유리한 것으로 작성된 자료를 받고, 이를 기초로 같은 해 12월 ‘일괄계약’으로 후속양산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200억원이 추가 지급됐다. C씨는 이후 해당 방산기업을 비롯한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골프와 식사 등 45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관련자 5명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고, 수사 참고자료를 넘긴 상태다. 감사원 관계자는 “천궁의 초도·후속 양산계약의 경우 계약형태에 따른 차이점 검토 없이 일괄계약 형태로 체결함으로서 376억원 상당을 추가 지급하는 등 예산 절감의 기회를 잃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비위행위 관련자 중 혐의가 무거운 사람은 수사요청을 했으며 다른 인원에 대해서는 인사자료로 활용토록 방사청장에게 통보했다. 이밖에 체계 종합업체가 구성장비 제조업체에 비해 해당 장비에 대한 이윤 등을 과다 보상받지 않도록 방산원가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도 요구했다.
 
감사원 발표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감사결과와 처분요구를 존중하며 관련자 처벌과 제도보완을 통해 방위사업을 더 투명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퇴직공직자 관리 및 유착근절 대책 강화’, ‘방산비리 공직자 처벌 강화’, ‘비리 유형별 맞춤형 제재방안 마련’ 등의 후속대책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건군 제69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가 진행된 지난해 9월25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에서 천궁(M-SAM) 지대공미사일이 사열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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