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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떠난 풀무원…이효율 대표체제 '시험대'
1호 사원 출신 34년 풀무원맨…해외법인 정상화 등 과제 산적
2018-03-28 16:51:42 2018-03-28 16:51:42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풀무원이 오너경영의 막을 내리고 전문경영인체제의 닻을 올린 가운데 이효율 대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 풀무원은 33년간 회사를 이끈 남승우 전 총괄 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효율 대표를 후임으로 선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34년간 최장기 근속하며 풀무원식품 상품기획실본부장과 마케팅본부장,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푸드머스 대표이사, 풀무원식품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현재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1981년 서울 압구정동에서 국내 최초의 작은 유기농산물 판매점인 '풀무원 무공해농산물 직판장'으로 시작한 풀무원을 국가대표 식품 브랜드로 성장시킨 1등 공신이다. 풀무원 초창기인 1980년대 중후반 국내 최초의 풀무원 포장 두부와 포장 콩나물을 전국 백화점과 슈퍼마켓에 입점시키며 '풀무원' 브랜드를 전국에 알려 풀무원이 식품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 성장 주역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1994년부터는 우동·냉면·라면·스파게티 등 FRM(Fresh Ready Meal) 신제품 개발을 적극 추진해 두부, 콩나물 등 소재 중심이었던 풀무원 사업을 신선가공식품으로 확장한 장본인이다.
 
그러나 그가 짊어진 과제도 산적해 있다. 정체된 성장세 회복과 적자 늪에 빠진 해외법인 실적 정상화, 재무구조 안정화 등이 풀무원이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선결과제로 꼽힌다. 풀무원은 2016년 2조30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연매출 2조시대를 연 바 있다. 지난해엔 연결기준 매출액 2조2381억 원을 기록해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풀무원의 성장세가 정체된 이유로는 해외법인 실적이 부진했던 것과 내수시장 성장 정체가 꼽힌다.
 
특히 수년째 적자행진 중인 해외법인 실적은 고성장을 바라보는 풀무원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이 92.1%의 지분을 보유한 풀무원식품은 미국, 일본, 중국 등 10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풀무원의 해외 진출은 2011년 본격화 됐지만 아직 수치로 나타나는 성과는 전무한 상황이다. 2016년 연간 풀무원식품 해외법인의 순손실은 43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금액도 269억원이다.
 
해외법인의 실적악화는 이 대표의 커리어에도 오점으로 남아 있다. 그가 2010년부터 풀무원식품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2014년에 풀무원 해외 식품사업을 총괄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취임 후 해외법인의 정상화를 최대 목표로 세우고 여기에 올인할 기세다. 그는 지난 1월 취임 후 신년인사를 통해 "국내 사업 역량과 저력을 해외사업에 성공적으로 롤아웃시켜 한국 식품산업의 위상을 빛내고 동남아와 유럽까지 진출하는 글로벌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며 "글로벌 히든 챔피언, 글로벌 로하스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이끌어내자"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선 풀무원의 오랜 숙원인 풀무원식품의 상장도 해외법인 실적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현금창출능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잇단 투자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도 이 대표가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는 34년간 풀무원에 몸 담으며 회사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어 오너경영 종식 후 풀무원의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꼽혀왔다"며 "해외법인 정상화가 풀무원이 글로벌종합식품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과제이고 이 대표의 최대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너경영 마침표를 찍고 물러난 남승우 전 총괄CEO(오른쪽)와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이효율 신임 대표가 지난해 3월 열린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담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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