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대북사업' 기대…전략 마련 착수
"시장 정체 벗어날 기회"…당장은 정부 통신비 인하 압박
입력 : 2018-04-29 15:20:42 수정 : 2018-04-29 15:20:42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의 길이 열렸다. 군사적 조치와 함께 향후 양측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통신 분야도 발길이 빨라지게 됐다. 답답한 시장 정체를 딛고 제2의 도약을 이룰 탈출구로 북한이 지목된다. 
 
27일 남북 정상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문 중 경제 분야에는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10·4 선언은 지난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담에서 도출된 8개항으로 구성된 합의문이다. 기반시설 확충을 비롯해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 건설 ▲개성공업지구의 완공과 통행·통신·통관 등 제반·제도적 조치들을 조속히 완비한다는  내용들이 담겼다.  
 
낙후된 북한의 인프라를 개선하는데 있어 통신망 구축은 필수적이다. 중장기적으로 통일 시대까지 내다본다면 북한 내 이동통신에 대한 수요도 포착된다. 북한의 통신망은 3세대(3G)로 알려졌다. 이조차 완벽하지 않다. 4G를 넘어 2019년 3월 5G 상용화를 준비 중인 국내 유·무선 통신사들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처한 상황도 북한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 국내사업 매출이 대부분인 이통사들은 시장의 포화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5G 외에는 딱히 탈출구도 없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지만, 시작 단계라 아직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북사업이라는 큰 변화의 물줄기를 만났다.
 
특히 국내 1위의 이동통신 사업자 SK텔레콤과 유선 필수설비를 가장 많이 보유한 KT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SK텔레콤은 그룹 차원에서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KT는 과거 국가 기간통신망을 구축한 경험을 살려 대북사업에 도전할 태세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29일 "이번 정상회담이 여러모로 과거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낙후된 통신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의 통신장비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설비 분야도 수혜가 예상된다. 국내 시장을 놓고 시스코·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토종 중소 장비 제조사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SK텔레콤 직원들이 5G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대북사업에 인한 기대감이 생겼지만 이통사들은 당장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기조를 헤쳐 나가야 한다. 규제개혁위원회는 27일 열린 회의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심사하기 위해 각 주체들의 의견을 들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통사들이 고가 중심으로만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이 늘었다"며 "보편요금제는 기본 사용량을 고려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 출시토록 하고 마케팅은 스스로 하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망 의무 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정부와의 알뜰폰 망 도매대가 협상도 앞두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알뜰폰업계가 바라는 망 도매대가 인하 방안에 대해 청취했다. SK텔레콤의 의견까지 들은 뒤, 이르면 5월 중으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종량제(RM) 방식에 적용되는 망 도매대가의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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