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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에도 맥 못추는 삼성전자…목표가도 하향
재상장 후 주가 9% 하락…S9 판매부진·NAND 가격 하락 영향
2018-06-20 15:03:06 2018-06-20 15:20:49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액면분할 이후 한 달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달 들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시즌을 앞두고 전망치를 하향한 데 따른 것으로, 하반기 실적개선 전망은 여전하나 주가에 반영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5월4일 액면분할에 따른 재상장 이후 약 9% 하락했다. 재상장 당일 5만3900원까지 오른 뒤 내림세를 지속중인 주가는 5월18일 장 중 4만6200원까지 밀렸다. 최근 주가는 8거래일 연속 5만원을 밑돌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 중이다. 2분기 실적부터 장기적으로는 올해와 내년 실적이 기존 전망치에 못 미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현대차투자증권은 6만6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4.5% 낮췄고, 신한금융투자는 6만8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5.9% 하향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7만원에서 6만8000원으로 2.9% 내렸다.
 
시장에서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의 불황에 따른 갤럭시S9의 판매 감소와 NAND가격 하락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9은 1분기 초도 출하량은 양호했지만 실제 판매가 반영되는 2분기 출하량이 기대치를 밑돌아 올해 갤럭시 S9 판매량이 S3 이후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예상 매출액은 59조700억원,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으로 오랜만에 분기 역성장이 전망된다"며 "갤럭시S9의 2분기 판매 감소로 IM부문(IT·모바일)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대비 약 4500억원 감소한 2조2500억원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D램 가격의 강세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경쟁사 시장 진입과 공급 증가로 NAND부분 가격 하락폭이 얘상을 상회해 수익성 개선을 제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9 판매 부진으로 2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며 "실적 기여도가 큰 반도체 부문 호황도 기대에 비해 슬로우(slow)한 분위기로, 잠정실적 발표 전까지는 주가 촉매제가 부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보다 3.8% 하향 조정한 15조원을 제시했다.
 
연간 실적 전망치도 하향됐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액을 262조7510억원에서 257조505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65조8340억원에서 63조858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유진투자증권도 연간 매출액을 종전보다 4% 내린 243조2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 낮은 65조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도 기대를 밑돌고 내년 증익 가능성도 불확실하며 삼성그룹을 둘러싼 여러 불확실성도 아직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패널 부문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연구원은 "디스카운트 요인들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며 "D램과 OLED 이익 증가로 3분기 영업이익은 17조5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으로, IM 우려감이 높아졌으나 중요한 것은 반도체의 이익 지속성과 디스플레이패널의 실적 회복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매각에 따른 자사주 소각 가능성도 주가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중 자사주 소각에 의한 EPS(주당순이익) 증가도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액면분할 재상장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갤럭시S9 판매부진과 NAND 가격 하락으로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교동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 팬과 함께 하는 S9 모두의 발견전’에서 갤럭시 팬들이 수상작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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