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폭염에 예비율 급락세…전력수급 문제 없나
예비량 700만㎾ 이상 유지 '안정권'…500만㎾ 이하 비상사태는 '12·13년 두차례뿐
일부선 "모든 게 탈원전 탓" 여론몰이…문 대통령 "원전 가동사항 터무니없이 왜곡"
입력 : 2018-07-24 16:27:16 수정 : 2018-07-24 16:43:04
[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이상 폭염이 이어지면서 연일 최대전력수요가 경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력수급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예비전력량은 아직 '안정권'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도 예비율이 한자릿수로 줄어들자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리자 원전 가동을 늘리고다"는 식의 거짓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예비전력량 안정세…500만㎾ 아래로 떨어지면 '위기'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 기준 전력사용량은 9170만㎾로 전날 최대 전력수요인 9070만㎾를 넘어섰다. 최대 전력수요는 하루 중 전력을 가장 많이 쓴 한시간 동안의 평균 전력수요다. 이 시간 예비 전력은 776만㎾로 예비율은 8.5%였다. 전날의 760만㎾, 8.5%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은 전력 사용량은 당초 정부의 예상이었던 8830만㎾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통상 여름철 온도가 1도 올라가면 전력수요는 평균 80만㎾가 증가한다"며 "최근 기온이 평균기온 예측치보다 2도 이상씩 상승하면서 전력수요가 약 200만㎾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대 전력수요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전력수급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부족에 대비해야 하는 전력수급 위기 경보는 예비전력량이 500만㎾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에 발동하게 된다.
 
최근 예비전력량이 500만㎾이하로 떨어진 경우는 2012년과 2013년 단 두차례였다. 이른바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2012년 하계 피크 시 예비 전력량은 279만㎾였고, 이듬해 여름에도 472만㎾에 불과해 전력 수급 불안 사태를 불러왔다.
 
하지만 이후 예비전력량이 500만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달 예기치 못한 재난 수준의 폭염이 지속됐고 16일부터 당초 전망보다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기온변동성으로 인해 일부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수요대비 확보하는 예비력이 있기 때문에 전력수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최근 전력수급 상황은 대체로 예비력 1000만㎾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탈원전' 비판 여론몰이…2022년까지 원전·석탄 발전 비중 되레 늘어
 
이상 폭염에도 예비 전력량은 안정권에 머물고 있지만 23개월 만에 예비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지면서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족한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원전의 정비계획을 수정하며 원전 가동을 인위적으로 늘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탈원전을 표방하는 정부가 결국 급해지니 원전에 의지하고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원전을 비롯한 발전소 정비는 연간 계획에 따라 일정이 수립된다. 특히 전력소모가 많은 여름과 겨울에는 추가 전력수급대책을 세우기 전 정비계획을 따로 계획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 여름의 경우 하계 전력수급대책을 발표 하기 전 4월 이미 정비일정이 계획됐다"며 "최근 논란이 된 한빛 1호기와 한울 1호기의 계획예방정비 시기가 8월 중순 이후로 잡힌 것도 폭염으로 인해 급하게 추진된 것이 아니라 계획 수립 당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표방하고 있지만 2022년까지는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량이 늘어나 원전론자들이 주장하는 '탈원전에 따른 전력량 감소 우려'도 사실상 근거가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전환정책은 아직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않았고, 2023년까지는 원전, 석탄 발전용량이 현재보다 지속 확대될 계획"이라며 "정책 방향을 탈원전으로 했다고 해서 원전이 곧바로 급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전력수급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2031년까지의 계획을 담은 제8차 전력수급계획상 발전원별 비중을 살펴보면 원전의 경우 2017년 20.9%의 비중에서 2022년이 되면 오히려 22.4%로 늘어난다. 2030년 이후 에너지전환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원전 비중은 16.6%까지 감소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폭염으로 인한 전력사용 증가 우려와 함께 원전 가동사항을 터무니 없이 왜곡하는 주장도 있다"며 "산업부가 전체적인 전력 수급계획과 전망, 그리고 대책에 대해서 소상히 국민들께 밝혀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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