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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폭행' 궁중족발 사장, 징역 2년6개월
살인미수 혐의 무죄…"사망 가능성 인식했다 보기 어려워"
2018-09-06 14:29:12 2018-09-06 14:31:5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상가 임대료를 3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4배나 올린 건물주를 쇠망치로 내려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서촌 '본가궁중족발' 업주가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영훈)는 6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궁중족발 사장 김모씨에게 실형과 함께 흉기 몰수를 명했다. 다만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로 봤고 특수상해와 재물손괴죄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폭행 당시는 평일 오전으로 사람의 통행이 빈번했고 폭행 장소도 인적이 드문 곳이 아니었다. 피해를 본 건물주 이모씨가 입은 상처도 전치 3주였고 균형을 잃고 휘청이는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쇠망치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승용차를 몰고 간 부분에 대해서도 피해자를 들이받을 당시 사망 가능성까지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씨에게 쇠망치를 빼앗긴 뒤 되찾으려 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살인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특수상해와 재물손괴죄는 유죄로 인정된다. 피고인은 승용차와 쇠망치라는 매우 위험한 범행 도구를 사용해 도망가는 피해자를 계속 쫓아가 때리고 머리를 짓밟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며 "누구와도 합의하지 않았고 분쟁을 이어갈 의사를 내비치며 자기 행동이 정당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이씨와 50분간 통화한 직후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영업을 시작한 김씨는 점포 개점 당시 보증금 3000만원에 월 임대료 263만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건물주 이씨가 2015년 12월 건물을 인수한 뒤 김씨에게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1200만원을 요구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이씨는 김씨에 대해 명도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뒤 수차례 강제집행을 시도한 끝에 6월4일 집행했다. 하루 뒤 김씨는 서울 강남구 한 골목길에서 이씨를 치기 위해 차를 몰고 돌진하고 도망치는 이씨를 쫓아 망치를 휘두르는 등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번 사건 이후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상가임대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관심이 커졌다. 1심 재판부는 공판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4~5일 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했다. 검찰은 살인하려는 고의가 있었다며 김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배심원들은 전원일치로 살인미수죄는 무죄, 특수상해와 재물손괴죄는 유죄로 인정했다. 양형 관련해서는 전원이 집행유예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고 징역 2년 이상이 다수 의견이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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