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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만 남긴 식약처 국감…갈 길 먼 '제약강국'
식약처 국감서 전방위적 뭇매…여·야 가릴 것 없이 맹공 펼쳐
2018-10-16 14:36:33 2018-10-16 14:36:33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의약품의 허가부터 관리·감독을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정감사에서 여·야 가릴 것 없는 맹공에 뭇매를 맞았다. 복제약 난립을 비롯해 발암물질 고혈압약, 부실한 희귀의약품 관리, 해외시장 입창 등급 강등 위기 등 제약강국을 목표로 하는 국가에서 언급하기엔 낯 뜨거운 국내 제약산업의 현 주소가 여실히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5일 오전 10시에 시작한 식약처 국감을 오후 11시가 돼서야 마쳤다. 장장 12시간에 달하는 시간동안 질책만 받은 식약처는 풀어야 할 과제를 한아름 떠 안고 국감장을 떠나야 했다
 
이날 주요 안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발암물질 고혈압약 파문을 일으킨 '발사르탄' 사태였다. 지난 7월 유럽의약품안전청이 발암 의심 물질이 의심되는 중국산 발사르탄을 성분으로 한 고혈압약을 판매·제조 중지시키며 불붙은 파문은 국내까지 번졌다. 당시 국내 유통되고 있던 제품들 역시 대거 판매가 중지 조치되면서 식약처의 관리감독 및 사후 조치 등이 국감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지난 7월 발사르탄 사태가 불거졌지만 제조사인 제지앙 화하이사에 대한 현지실사는 11월에나 나갈 예정"이라며 "전수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된 일부 중국 제조사에 대해선 현지실사 계획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국내 발사르탄 고혈압약 대부분이 복제약인 만큼 난립 중인 복제약과 관련된 지적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복제약이 비교적 저렴하게 의약품을 공급할 순 있지만 최근 5년간 시판된 복제약만 4000개가 넘는 등 검증되지 않은 약들이 난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류영진 식약처장은 해당 문제를 시인하면서 "그동안 외국 실사 관계 법령이 미비했지만 관련 법안 통과 이후 실사 강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약가 문제와도 관련이 있어 복지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종합 대책을 만들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희귀·필수의약품 부실 관리와 국산 의약품의 베트남 입창 등급 강등 위기 대처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허술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의약품 관리를 문제 삼았다. 의약품 조제를 위한 별도 작업이 없는 협소한 공간을 비롯해 보관에도 취약한 보관시설을 갖췄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장 다음 달부터 의료용 대마를 비롯한 마약류 수입 및 공급을 담당해야할 센터가 현 상황을 비롯해 향후 부족이 예상되는 인력 증원 계획조차 없다는 의견이다. 전 의원은 "이는 희귀필수 의약품을 찾기 위해 센터에 의존해야 되는 환자에 대한 배신"이라며 "관련 사항을 정밀 진단해 적시에 안전하게 공급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베트남 현지에서 국내 제약사 의약품들이 입찰 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을 당시 현지에 있던 식약관들이 국가 차원의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베트남이 등급 강등 통보에 대한 답을 지난 29일 요구했지만 식약처에는 25일에나 접수됐다는 것은 늑장대응이라는 질타다.
 
류 처장은 "희귀의약품 센터 규모를 늘리고 관련 인력을 늘리도록 지시한 상태"라며 "베트남 건은 당초 식약처 유선보고를 통해 대응했다고 들었지만, 향후 직원들을 파견하고 직접 방문하는 등 결과적으로 2등급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를 떠나 문제가 됐던 부문은 확인해 시정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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