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일자리, 현장에 답이 있다
입력 : 2018-10-25 06:00:00 수정 : 2018-10-26 15:41:32
김의중 정경부장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총체적 난국’으로 요약된다. 실업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고, 신규 취업자 수는 지난 7월과 8월 각각 5000명과 3000명에 그쳤다. 9월 들어 신규취업자 수가 4만5000명 증가했지만, 과거에 비하면 절벽수준이다.
 
내년 상황도 썩 좋지 않다.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분 적용이 예정돼 있는데다 경제 전반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 모두 연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고, 성장률 전망은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미중 무역분쟁이 세계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며 실물경제를 위협하고 있지만, 대외 불안만 탓할 처지는 아니다. 일본은 이미 완전고용이고,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도 완전고용 상태의 실업률을 나타냈다. 오히려 경기과열을 걱정하며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다. 올해 벌써 3번이나 금리를 인상했고, 오는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마저 나온다.
 
지금 우리의 일자리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미스매칭을 넘어서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구조적인 문제가 크지만 정부 탓도 없지 않다. 그동안 정부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 대책을 만들어왔으나, 결과가 말해주듯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일자리 부풀리기를 하고, 가짜 일자리를 만들었다가 국정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없는 일자리를 공공에서 쥐어짜다보니 벌어진 일이다.
 
지금 산업 현장에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감원하는 곳이 많다. 자영업자들은 높은 임금에 아우성이고, 근로자들은 그들대로 일자리가 없어 죽을 지경이다. 불편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정부 하는 걸 보면 개선의 여지가 없다. 24일 발표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은 그동안 예고했던 정책 짜깁기 종합판이다. 특히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과 같은 단기 일자리 5만9000개를 만들겠다고 하는 등 여전히 단기 일자리, 정부주도 일자리에 급급한 모습이다.
 
답답하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이끌 수 있었던 건 거듭된 현장답사 덕이다. 전쟁 전 수차례 현장을 방문해 살피면서 지역민들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지형과 조류를 공부했다. 그 결과 조류가 조선함대에 순조로 바뀔 때 왜군에 총공격을 감행, 선체가 약한 왜선을 31척 격파하며 대승을 거뒀다.
 
문재인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지난 4일 충북 청주테크노폴리 내 SK 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해당 기업의 고용 창출 노력을 격려했다. 현장에서 제8차 일자리위원회 회의도 직접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중소기업과 상생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에 대해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현대차·LG·삼성전자·한화 등도 잇달아 찾았다. 해외에 나가서는 우리 기업이 만든 수소차를 직접 시승하고, 해외 투자를 독려했다.
 
이런 노력들이 보여주듯 문 대통령도 결국 일자리 해법은 현장에 있다고 믿는 게 분명하다. 공무원들이 문 대통령의 반이라도 따라갔으면 좋겠단 생각이다. 산업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하고, 공부해서 일자리 창출의 걸림돌을 찾고 그것을 걷어치우는 정책을 펴야 한다. 이는 소득주도성장이냐, 혁신성장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은 사무직이라는 경직된 사고와 행정의 틀을 깨는 문제다. 일자리는 행정이 아니라 실전이다. 이제라도 현장으로 눈을 돌려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김의중 정경부장(zer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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