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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배임혐의 유죄 확정
2018-12-13 20:01:15 2018-12-13 20:01:15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130억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회사자금을 담보 없이 아들에게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횡령)로 기소된 박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지난 2011년 12월 회사 자금 횡령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서울남부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회장은 2008년 1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총 23회에 걸쳐 금호석유화학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 자금 107억5000여만원을 아들 박준경씨에게 담보 없이 빌려주도록 지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2009년 5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매각한다는 그룹 내부 정보를 입수한 뒤 주식 262만주를 매도해 102억원의 손실을 피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금호석유화학 전자어음 31억9000만원을 발행해 이를 개인 주식 취득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 
 
1심은 박 회장이 아들에게 빌려준 회사 자금 가운데 34억원만 배임 혐의의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자금에 대해서는 당시 금호피앤비화학의 재정상태가 충분한 여유가 있었던 점, 차용증을 작성하고 이자율을 높게 책정한 점, 자금 대여 사실을 공시한 점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취득혐의에 대해서도 대우건설 매각 정보가 실제로 존재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무죄로 봤다.
 
하지만 2심은 "자금 대여시 아들의 재정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담보도 설정하지 않고 돈을 빌려준 점, 변제약정일이나 이자상환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아들에게 대여한 자금 107억5000만원 전부에 대해 배임죄가 성립된다"고 판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박회장이 개인 주식 취득자금으로 회사어음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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