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한국, 미국에 연 953억 세탁기 보복관세 부과 가능"
세탁기 분쟁 승소 후속조치…한국 요청금액 12% 인정
입력 : 2019-02-09 10:38:53 수정 : 2019-02-09 10:40:32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패소했는데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지 않은 미국에 연간 약 950억원의 '보복 관세(양허 정지)'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는 8일(현지시각) 한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 8481만달러(약 953억원)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작년 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대책회의에서 삼성전자, LG전자 관계자들이 문승옥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작년 1월 한국이 WTO에 "미국을 양허 정지해달라"고 제소한 지 약 1년1개월 만이다. 양허정지는 낮추거나 없앤 관세를 다시 부과하는 것이다. WTO는 수입국이 판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수출국이 피해를 본만큼 수입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한·미 세탁기 분쟁은 약 6년 전 시작됐다. 미국은 2012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세탁기를 너무 싸게 판매해 미국 가전업계에 타격을 입혔다"며 양사에 반덤핑관세 등을 부과했다. 당시 삼성전자에 매겨진 반덤핑관세율은 9.29%, LG전자는 13.02%였다. 
 
2013년 8월 한국이 WTO에 미국을 제소했고 2016년 1월 WTO 분쟁해결패널은 "미국이 한국 기업들의 세일을 표적덤핑(Targeted Dumping)으로 판단한 일은 WTO 협정에 어긋난다"며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은 2016년 9월 세탁기 분쟁에서 최종 패소한 미국이 판정을 이행하지 않자 작년 1월 미국을 상대로 연간 7억1100만달러의 양허정지를 하겠다고 WTO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의를 제기했고, WTO 중재재판부는 양국의 입장을 들은 뒤 최종 금액을 산정했다.
 
이날 중재재판부가 판정한 금액은 당초 한국 정부가 주장한 금액의 약 12%를 인정했다. 아울러 미국이 향후 세탁기 이외의 다른 한국산 수출품에 문제가 된 반덤핑조사기법을 적용하는 경우, 해당 수출 규모나 관세율 등에 따라 양허를 추가로 정지할 수 있는 근거도 인정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련 업계 등과 협의해 WTO 협정에 따른 향후 절차를 검토하고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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