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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경제학)①전자레인지 지고 에어프라이어 뜬다
에어프라이어 요리법·전용 간편식 인기…오일 스프레이·실리콘 오일 브러쉬 매출도 덩달아 급증
2019-04-07 08:00:00 2019-04-07 08: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 2015년부터 우리나라는 1인 가구가 전체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사회·경제 분야 곳곳에서 관련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트렌드가 급변하는 유통업계는 1인 가구 맞춤 시장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최근 1인 가구 경제로 인해 급성장하는 품목은 에어프라이어가 대표적이다. 에어프라이어는 간편함을 최고의 장점으로 내세워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의미하는 이른바 '혼밥족'에게 인기가 뜨겁다. 이에 힘입어 에어프라이어는 전자레인지를 제치고 1인 가구의 필수품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7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에어프라이어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30.8% 신장했다. 반대로 전자레인지는 지난해보다 3.9%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G마켓에서도 올해 1분기 에어프라이어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5% 늘었고, 지난해 전체 매출은 2017년보다 108% 증가했다. 
 
에어프라이어는 전자레인지와 오븐의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주방가전이다. 최대 200도의 뜨거운 공기를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기름을 덜 사용하고도 음식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조리 메뉴인 감자튀김, 닭가슴살뿐만 아니라 삼겹살, 생선 등도 조리할 수 있어 비단 1인 가구뿐만 아니라 모든 가정에서도 선호하는 품목이다. 간편한 조리, 기름 사용 절감 외에도 최근에는 실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인정받고 있다.
 
이전에는 사용량이 많지 않은 편이었다가 에어프라이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상품의 매출도 함께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프라이어 관련 상품은 음식을 조리하기 전 오일을 뿌릴 수 있는 오일 스프레이, 오일을 상단에 넣어 솔 형태로 오일을 바를 수 있는 실리콘 오일 브러쉬, 에어프라이어 내부에 깔아 음식을 올리는 종이호일 등이 있다.
 
G마켓에서 올해 1분기 오일 스프레이의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993%로 폭발적인 증가 폭을 보였다. 지난해 오일 스프레이의 매출도 전년보다 65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분기 실리콘 오일 브러쉬의 매출도 825% 신장했고, 지난해 매출은 375% 늘었다. 종이호일은 올해 1분기가 65%, 지난해가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간편식 제품에 기재되는 조리법도 기존 프라이팬, 전자레인지, 오븐 등에 더해 에어프라이어도 포함되는 추세를 보인다. 일부 간편식의 경우는 조리법 자체를 변경해 에어프라이어 전용 제품으로 다시 출시되기도 한다.
 
신세계푸드는 현재 10% 정도로 추산되면 에어프라이어 보급률이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해 11월 에어프라이어 전용 간편식 '올반 슈퍼 크런치 치킨텐더'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1만봉 판매를 돌파하는 등 예상에 적중했다. 이에 신세계푸드는 2017년 9월 프라이팬 조리용으로 선보인 '올반 트리플 치즈 닭다리 너겟'을 올해 1월 에어프라이어 전용 제품으로 리뉴얼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출시한 'The더건강한 통목살 스테이크'도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할 때 최적화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간편식 제품이다. 냉동 핫도그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말부터 에어프라이어 조리법을 강조한 패키지를 적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집으로ON의 '라이스볼 크런치 순살치킨'과 '소이 크리스피 순살치킨'도 에어프라이어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집에서도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점 등으로 에어프라이어 전용 가정 간편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전용 제품이 아니어도 이전에는 에어프라이어 조리법을 소극적으로 알렸다면 최근에는 강조해 마케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1인 가구는 지난 2015년 전체의 27.2%를 차지해 2인 가구를 추월했다. 1인 가구의 비중은 점차 늘면서 오는 2020년에는 30.1%, 2030년에는 33.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보면 서울 등 수도권, 6대 광역시, 세종시에 사는 1인 가구 21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5.5%가 생활상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으로 식사, 음식, 반찬 요리 등을 꼽았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이마트 일렉트로마트에서 모델들이 대용량 에어프라이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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