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돈의문박물관마을②)60~80년대 아날로그 감성 소환…추억을 온 몸으로 껴안다
'돈의문콤퓨타게임장·새문안만화방·삼거리이용원' 등 그대로 재현…시민수집가 '보물 소장품'으로 꾸며
입력 : 2019-04-08 06:00:00 수정 : 2019-04-08 0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돈의문박물관마을'에 가면 1960~1980년대를 중심으로 근현대의 추억을 만날 수 있다. 당시의 생활상부터 이야기와 볼 거리까지 단순히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지고 체험하며 향수를 느낄 수 있다. 마을 곳곳에 배치한 16개동의 체험형 전시관은 기존 건물의 구조와 형태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각자의 색깔을 지니며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돈의문박물관마을 생활사전시관에 전시된 옛 생활모습. 사진/서울시
 
1960~1980년대 감성, 여기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 골목 한가운데 자리잡은 ‘생활사전시관’은 6080, 그 시절의 우리가 살던 집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 옛날 부엌과 거실, 학생 방 등에서 풍로, 솥, 부뚜막, 자개장, 어린이 좌식 책상 등 그 당시 소품들을 만날 수 있다. 
 
‘돈의문콤퓨타게임장’과 ‘새문안만화방’에선 이름부터 알 수 있듯이 6080 게임과 만화를 직접 즐길 수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게임과 웹툰을 접하는 아이도 직접 버튼을 누르면서 게임하고 만화책도 한 장 한 장씩 넘겨가는 아날로그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테트리스, 슈퍼마리오, 갤러그, 버블버블 등 시대별로 오락실을 풍미했던 게임들을 모두 무료로 체험 가능하다. 2층으로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엔 ‘코주부삼국지’ 등 만화책 1300여 권을 읽을 수 있다.
 
‘새문안극장’은 멀티플렉스 시대를 지나 넷플릭스로 영화를 즐기는 요즘 사람들이 필름을 영사기로 틀던 6080 영화를 만나는 곳이다. 새문안극장은 옛 영화관을 재해석한 공간으로, 1층은 예전 실제 영화 필름을 전시하고 있으며 2층에서는 그 시절 영화나 만화를 감상할 수 있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 ‘로맨스 빠빠’,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떠돌이 까치’, ‘맨발의 청춘’ 등 그때 그 영화를 하루에 4회 상영하며 상영시간표는 마을 홈페이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서대문사진관’은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 셀카에 익숙한 요즘, 경성시대와 80년대 결혼식장을 콘셉트로 조성한 예스러운 사진관이다. 사진관에 들어가는 순간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멋스러운 조명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선사한다. ‘삼거리 이용원’은 곧고 단정한 헤어스타일 표현으로 우리네 아버지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1960~1970년대 이발소를 재현한 공간이다. 이용 의자, 요금표, 영업 신고증, 이발기 등 그때 그 시절 물품도 전시돼 향수를 불러온다.
 
근현대의 기억들, 전시관 속으로
 
‘독립운동가의 집’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테마 전시관으로, 대부분 식당으로 바뀐 새문안 동네에 몇 안남은 주택 중 하나였던 마을마당 동쪽 이층집에 조성됐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고 당시 실제 독립운동가들이 살았을 법한 방과 응접실도 재현했다.
 
‘돈의문구락부’의 구락부(俱樂部)는 ‘클럽(Club)’을 한자로 음역한 것으로 근대 사교모임을 말한다. 20세기 초 한국에 살았던 외국인들과 개화파 인사들의 파티, 스포츠, 문화교류가 이뤄졌던 공간이다. 독립운동가의 집 바로 아랫집에 조성된 돈의문구락부는 당시 가배차(커피)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프랑스인 부래상(富來祥·Plaisant)과 자동차 딜러로 조선에 자동차를 소개했던 미국인 테일러(W.W.Taylor) 등 새문안 동네에 살았던 외국인들과, 20세기 초 무도 열풍을 일으킨 ‘무도학관(舞蹈學館)’ 등을 소개한다.
 
‘시민갤러리’는 그 시절의 세월을 품고 있는 시민수집가들을 선정해 시민수집가가 일생에 걸쳐 수집한 소중한 생활유산을 보여주는 시민 참여형 전시공간이다. 각양각색의 아리랑과 민요 음반, 카폰부터 삐삐, 시티폰까지 이동통신기기의 변천사를 시민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생활 속 물건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우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장소에서 시민수집가들의 소중한 소장품을 만날 수 있다.
 
‘서울미래유산’은 서울 사람들이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 온 공통의 기억 또는 감성을 지닌 유·무형의 자산인 서울미래유산을 소개한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테마로 1930년대 서울의 전차노선에 따라 종로·을지로 일대 송림수제화, 이명래고약 등 10개의 미래유산을 소개하고 있다. 건너편에는 태릉입구역 인근 옛 북부법원을 리모델링해 오는 7월 개관 예정인 ‘서울생활사박물관’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홍보관이 있다.
 
‘돈의문전시관’은 1960년대 가정집을 개조해 1990년대~2000년대 후반까지 식당으로 운영됐던 건물들을 활용해 돈의문과 새문안동네의 이야기를 전하는 종합전시공간이다. 일제가 철거한 돈의문과 새문안동네의 역사,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조성과정에서 발견된 ‘경희궁 궁장’은 현장 그대로를 보존한 유적전시실로 조성했다.
 
한 시민이 돈의문박물관마을 새문안극장에서 옛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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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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