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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스타트업 "정부 규제개혁, 기술혁신 속도 못따라와"
VCNC "카풀·택시 대타협, SKT·카카오 대자본에 유리"
메쉬코리아 "플랫폼노동 정의 필요"
2019-04-08 14:13:17 2019-04-08 14:13:32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VCNC, 메쉬코리아 등 정보기술(IT)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기술 혁신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정부 규제 개혁 속도를 꼽았다. 스타트업 생존이 걸린 문제 앞에서 정부가 산업간 갈등 해소·법적 규제 등과 관련해 개혁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재욱 VCNC 대표는 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한국 스타트업 환경, 이대로 괜찮은가:O2O·모빌리티·핀테크 분야 현황과 과제'에 참석해 모빌리티 산업 성장을 막는 국내 규제를 설명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기술 혁신 속도가 중요하다"며 "시장에서 호응을 얻기 위해 빠르게 서비스를 내놓지만 정부 혁신 속도와 차이가 큰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재욱 VCNC 대표가 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한국 스타트업 환경, 이대로 괜찮은가:O2O·모빌리티·핀테크 분야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서비스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지난달 정부가 카풀·택시 사회적대타협기구 발족부터 논의 결과를 내놓는 데만 40여일을 끄는 등 관련 스타트업은 가이드라인조차 없이 서비스를 운영해야 했다. 논의 결론도 '택시와 플랫폼을 결합한 모빌리티 서비스'라는 제한적 조건을 내세운 탓에 스타트업의 진출은 더 어려워졌다. 되려 카카오나 SK텔레콤 등 모빌리티 산업 진입을 노리는 대형 기업에 시장을 통째로 내주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이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회사와 경쟁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VCNC는 11인승 렌터카를 활용한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운영 중인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10월 공개시범서비스(OBT)를 시작한 후 이용자 수 48만명, 드라이버 지원자 수 2만5000명, 재탑승률 90% 등을 기록하며 프리미엄 모빌리티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타다 VIP 밴', '타다 어시스트' 등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이달 말에는 택시 사업자와 손잡고 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도 내놓을 계획이다. 박재욱 대표는 처음부터 타다 프리미엄을 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택시업계가 외관, 차종, 구역 등 규제에 묶여 서비스 혁신을 못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택시업계와의 전면적인 협의를 도출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메쉬코리아는 정부가 플랫폼 노동자의 안전망 확보를 위해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배달노동자안전망 기획단(TF)에서 활동 중인 이승엽 메쉬코리아 대외협력 실장은 "TF가 교육, 보험 등 세분화한 분야에서의 논의에 치중됐다"며 "근본적으로 플랫폼 노동에 대한 정의를 먼저 내리고 이를 적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플랫폼 노동 확산에 따라 발생할 각 플랫폼 노동자 권익 시비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분야·플랫폼에 적용할지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메쉬코리아는 이륜자동차 물류 배송서비스 '부릉'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등록 라이더 수만 1만7841명에 달한다. 올해 예상 배송 건수는 2016년 대비 51배 성장한 4700여만 건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날 업계 주장에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박준상 국토부 신교통과 과장은 "정부는 스타트업이 택시, 렌터카 외 다른 이동수단으로 시장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규제 완화를 고민 중"이라며 "과거 오프라인 교통 중심의 규제를 풀어 새로운 스타트업이 일어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물류시설정보과의 박일하 과장은 "물류 산업 전반의 혁신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물류산업의 외국인 노동자 도입이나 수도권 물류 부지 확보 등을 기획재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화물 운송사업과 차별화한 서비스 체계 혁신,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생활물류서비스법 제정도 추진 중이다.

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한국 스타트업 환경, 이대로 괜찮은가:O2O·모빌리티·핀테크 분야 현황과 과제' 토론회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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