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규제에 건설사 현금도 마른다
주택비중 높은 업체, 현금유입 줄어…투자 부진-GDP 감소 연쇄파장
입력 : 2019-04-29 16:00:32 수정 : 2019-04-29 17:43:25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부동산 유동성을 억제하는 대출 규제가 강화된 지 1년을 넘겨 주택 시장은 물론 주요 건설사들에도 현금유입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건설사의 유동성 감소는 업종 투자 부진과 무관하지 않아 경제 성장률 하락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29일 건설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DSR 산출에 약관대출까지 반영되면서 대출은 더 어려워지게 됐다. 이미 DSR과 더불어 DTI, LTV 등 각종 대출 규제 비율이 강화되면서 분양시장엔 선순위 미계약 물량이 늘어나고 무순위 줍줍현상이 빚어지는 등 파장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부터 지속 감소해 4분기에는 마이너스(-0.6%)로 전환했다. 부동산 경기 우려와 함께 기업의 투자 감소와 대출 심사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특히 지난해까지 주택사업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건설사들 실적은 대체로 나쁘지 않았으나 일부는 현금유입이 줄어드는 게 포착됐다. 대형 건설사들은 반도체나 석유화학 공장 등 계열사 일감 덕분에 외부 환경에 덜 민감한 편인데, 개중 내부일감이 적고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사업체에 이런 현상이 보인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과 비슷했으나 실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반토막(-51%) 났다. 대우건설도 마찬가지(-47%). 재무상태를 보면 현대건설은 단기금융상품이 34% 늘었는데 장기금융상품이 98%나 줄었다. 단기전환한 상품도 있겠으나 통장에 예금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이 회사의 공사 및 분양선수금을 보면 14% 감소했는데 현금 유입이 줄어든 요인 중 하나다. 시장에 현금이 줄어든 문제로 매출채권을 10% 늘리며 회사가 부담을 감수한 부분도 보인다. 대우건설도 단기금융상품은 68% 증가했는데 장기금융상품은 50% 작아졌다. 회사는 또 단기선수금과 장기선수금 모두 각각 26%, 58%씩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규제는 발주처의 투자 감소로 연결돼 악순환을 낳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신규수주가 12.3% 줄었는데 해외 수주는 소폭 늘어난 반면 국내 건축 및 주택 수주가 급감한 바 있다. 대우건설도 국내 수주가 소폭 감소한 가운데 토목과 플랜트가 선방한 반면 주택건축 분야가 실적을 갉아먹었다. 현대건설이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도 국내 건축주택 수주 감소세가 이어져 우려는 지속된다.
 
사업체의 현금유입이 줄면 투자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경기 경착륙을 우려한 업계 및 발주처는 투자를 줄여왔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축투자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까지 33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다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연간 투자는 20년래 최대 낙폭(-4.0%)을 찍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린 주범으로도 지목된다. 1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해 건설업 침체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 일자리 우려 등을 키우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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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뉴스토마토 산업1부 재계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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