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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다시 모십니다”…4대 은행, 1년간 퇴직자 600여명 채용
희망퇴직 조건 따라 기간제 근무 재취업…업무 노하우·인적 네트워크 전달
2019-05-20 20:00:00 2019-05-20 20: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을 필두로 1년간 시중은행의 퇴직자 고용이 600여명 증가했다. 비대면 영업 강화, 항아리형 인력구조 등 은행의 체질변화에 따라 짐을 쌌던 직원들이 되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들은 퇴직자의 업무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도 재취업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을 필두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600여명의 자사 퇴직자를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500여명 퇴직자를 고용해 가장 많았다. 2017년 1000여명, 지난해 400여명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우리은행은 희망퇴직 조건 중 하나로 재취업 기회를 포함했다. 퇴직자는 희망퇴직 후 1년이 지나면 은행이 진행하는 퇴직자 채용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이에 2017년 4월 희망퇴직을 시작한 인원들부터 1년 뒤 차례대로 채용의 기회가 주어졌다. 다시 고용된 직원들은 자금감사 업무, 시재처리 등 자점감사 역할로 각 지점에 기간제 고용 형태로 근무하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보통 지점장으로 퇴직하신 분들이시고 대부분 영업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이해하고 계신 상황이라 감사업무와 함께 영업 노하우 전달도 바라고 있다”며 “2017년부터 희망퇴직자가 늘어남에 따라 얼마간은 재채용의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000명 모집’ 공모를 내고 100여명의 퇴직자를 회사로 불러들였다. 마찬가지로 희망퇴직 조건에 1년 후 재입사 신청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포함해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했다. 퇴직자는 파트타임으로 영업점 내부통제 업무를 맡는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필요한 업무영역에 퇴직자를 재채용해 배치를 하고 있다.
 
기간제 근로자로 대거 재고용된 인원들은 비정규직으로 바뀌었단 이유로 부정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은행과 퇴직자들의 생각은 사뭇 다르다. 업무 자체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라 은행은 일에 익숙한 퇴직자를 다시 활용하는 제도로 적잖은 장점을 얻는다. 은행들은 인건비가 늘어나지만 ‘선배’의 경험이나 노하우가 비용 이상의 기여를 한다고 보고 있다.
 
두둑한 퇴직금을 챙긴 퇴직자에게도 재채용은 자기 경력을 활용할 좋은 소일거리가 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4대 은행이 퇴직자 1690명에게 지출한 퇴직금은 총 6637억원이다. 1인당 4억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국민은행은 지난해 퇴직금만 2682억원을 지급했다. 이미 특별퇴직금을 수령한 퇴직자에게 은행의 단기 근로 제안은 나쁘지 않은 내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희망퇴직자는 남은 근속을 통한 수입을 감안하고 퇴직을 선택한 터라 재채용의 업무 등의 요인들을 살펴봐도 퇴직자 재고용은 비용문제에 따른 접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서울의 시중은행 대출 창구가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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