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리듬)인간과 자연 ‘공생’을 묻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입력 : 2019-07-09 16:54:38 수정 : 2019-07-10 15:29:48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우주 한 가운데 푸른 점이 보입니다.
 
1990년 2월14일,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 박사 요청에 따라 보이저 1호가 명왕성 근처에서 찍은 지구의 모습입니다. 46억년 전 생성된 이 푸른 점은, 인간이 우주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인간이 자연 세계의 주인이 아닌, ‘상생’하며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을 여는 영상작품, ‘아주 작은 푸른 점’ 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국내에서 네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2010년부터 삶과 자연, 미지의 세계를 말해온 매체는 올해 인류와 지구, 그 상생과 조화에 관한 메시지를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냈습니다.
 
부제는 ‘네이처스 오디세이’로, 대자연의 서사시란 뜻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발을 디딘 행성 지구를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칼 세이건의 저서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습니다. 지구가 은하계 속 아주 작은 푸른 점에 불과한 것처럼, 전시는 지구 곳곳에 있는 거대한 자연 속 인간 역시 한 없이 작은 존재임을 작품들로 설명합니다.
 
전시장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눈길이 머물다’ 존에서는 영험한 자연의 세계들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빨간 물줄기들이 사방으로 튀는, 미국 하와이주 마우나 울루 화산의 용암 분출물을 시작으로 존엄하고 거룩한 대상으로서의 자연 세계들이 펼쳐집니다.
 
마다가스카르섬 서부 석회암 숲에서 유령처럼 걸터 있는 여우원숭이들과 예먼 남동쪽 소코트라섬의 광활한 사막 모래 위에 홀로 서 있는 낙타, 칠레 아타카마 사막 위로 장엄히 펼쳐져 있는 밝은 오렌지색의 은하수. 인간이 흉내낼 수조차 없는 색감과 형상을 자연은 빚어내고, 거대한 자연 앞에선 인간과 동물은 하나의 ‘점’이 됩니다.
 
거대한 숭고의 자연 세계들은 다시 인간과 상생하며 살아가는 모습들로 나아갑니다. 인도 벵골만 남동부의 한 조련사는 아시아코끼리 라잔의 상아에 올라 바닷물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케냐 나이로비의 한 호텔 투숙객은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고 들어온 기린에게 다과를 건네 줍니다.
 
‘우리의 이웃들’ 존에서는 이처럼 지구는 우리 인간이 잠시 빌려 쓰는 것이며, 자연 파괴를 막기 위해 상생과 조화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벽면을 가득 채웁니다. 페루 한 국립공원의 마치겐카족 소녀와 원숭이의 낯선 눈빛은 개발과 편리성이라는 명목 아래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간들을 돌아보게 합니다.
 
어떻게 하면 자연과 공존, 공생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서로를 조금씩 이해한다면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전시장의 마지막으로 향하는 걸음에는 지구 보존 메시지를 새겨볼 수 있는 체험존이 있습니다.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테스트를 거쳐 개발된 스페이스 헬멧을 쓰면, 지구 생명체의 탄생과 생존, 번성에 관한 이야기들이 영상으로 흘러갑니다. 헬멧 안에는 고해상도의 프로젝터와 주문 제작한 어안렌즈가 설치돼 있어 우주비행사의 시점으로 지구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자연에 등 돌리는 것은 우리 행복에게서 등을 돌리는 것 같다” 전시관 외벽에 적힌 영국 시인이자 평론가 사무엘 존슨의 말입니다. 그의 말처럼 전시관의 사진과 영상 자료들은 자연과 인류가 마주보고, 함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역설합니다.
 
지난달 29일 오픈한 전시는 9월 말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이어집니다. 전시 기간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 아카데미 소속 30여명의 작가들이 평일 오후 2시, 4시에 무료로 도슨트 가이드로 나섭니다.
 
평소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배우 공효진과 방송인 블레이어의 오디오 설명도 들어볼 수 있습니다. 두 배우는 각각 국문, 영문 목소리 재능기부로 참여, 이 수익금 일부를 자신이 추천한 각 기관에 기부합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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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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