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드시런·줄리아 마이클스가 꽂힌 목소리, 션 멘데스
서울 올림픽공원서 첫 내한…팔세토 창법에 1만 관객 떼창
션 멘데스가 건넨 청춘의 '꽃' "젊음은 자유와 행복"
입력 : 2019-09-27 15:26:36 수정 : 2019-09-27 15:26:36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1만개 자일로 밴드가 하얀 빛을 발산하고 15m 높이 거대 조형 장미가 수직 하강하던 순간. 젊음은 영원히 마르지 않을 희열, 자유, 행복과 이음동의어였다.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션 멘데스(21)의 첫 단독 내한. 영원히 시들지 않을 장미빛 같은 이 청춘 앞에 1만여 관객이 몰려 들었다.
 
멘데스는 2013년 소셜공유 채널 '바인(Vine)'으로 알려진 뮤지션. 6초 짜리 짧은 영상이 세계로 확산되면서 얼떨결에 세계적인 가수가 됐다. 미소년 같은 외모와 작사·작곡 능력, 기타·피아노 실력으로 데뷔 때부터 주목 받았다.
 
신예 치고는 이례적인 대기록 보유자. 2015년 1집 'Handwritten'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린 최연소 아티스트가 됐다. 올해 초 세계적 권위의 그래미 어워드에 자신의 이름을 건 앨범과 수록곡 'In My Blood'를 각각 '올해의 노래',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부문에 올려 놓았다. 국내에서는 빌보드 톱 소셜 아티스트를 놓고 방탄소년단(BTS)과 겨루는 선의의 라이벌로도 잘 알려져 있다.
 
25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을 한 션 멘데스. 사진/에이아이엠
 
직접 쓰고 부르는 곡들은 주로 열병과도 같은 뜨거운 청춘 이야기.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사랑의 언어들. 데뷔 이래 반복되는 사랑 중심 가사가 그를 갉아먹는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공연장에서만큼은 그 유열(愉悅)이 진했다. 
 
‘Lost In Japan’으로 시작된 그의 청춘 연가는 ‘Nervous’, ‘Stiches’를 거치며 화합의 형태로 변해갔다. 이미 가사를 뇌에 입력한 팬들은 그가 기타를 45도 기울이고 마이크를 건넬 때 화합의 노래로 돔 천장을 수놓았다. 
  
드럼과 베이스 세션이 비트로 받치는 공연 라이브는 팝록 형태에 가까웠다.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목소리 만으로 노래를 부를 때도 있었으나 대체로 후렴 이후는 밴드 셋으로 소리들이 길어지고 증폭됐다. 다만 라이벌로 거론되곤 하는 찰리 푸스, 트로이 시반과 비춰볼 때 전체적인 사운드의 작법과 개성은 다소 아쉬웠다. 
 
분명 고개를 까닥거릴 팝 멜로디가 즐비했고 떼창은 계속됐으나, 그 자체로 오롯한 전염성이 있다 보긴 힘들었다. 공연 초반 신선한 팝록사운드에 집중되던 귀는 차츰 비슷한 전개에 무뎌지던 감이 없지 않았다. 공연장을 나서며 가장 기억에 남던 노래 역시 그가 커버해 부른 콜드플레이의 'Fix you'였다.
 
25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을 한 션 멘데스. 사진/에이아이엠
 
사운드 전반의 아쉬움을 이겨준 건 멘데스의 보컬이었다. 진성 저음과 예쁘게 갈라지는 고음, 초고음역 팔세토를 넘나드는 능란한 목소리. 에드 시런, 줄리아 마이클스 등 세계적인 작곡가들이 앞다퉈 그와 작업하는 이유. 110분 간 20곡 남짓 내달리면서도 그는 음이탈 한 번이 없었다.
 
조형장미처럼 그의 목소리는 흐드러진 청춘의 '꽃'이었다. 공연 말미 강렬한 업다운 피킹이 아르페지오로 전환되던 순간. 어쿠스틱 기타를 멘 그가 곡 'Youth'의 아름다운 멜로디에 자신의 '꽃'을 실어 보냈다. 
 
"여기서 젊음은 나이가 많고 적음이 아니예요. 자유와 행복을 뜻하죠.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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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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