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연동형 비례제 강행시 비례한국당 만든다"
2019-12-19 17:37:10 2019-12-19 17:38:47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이 19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비례대표 득표용 위성정당을 따로 만들겠다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50석에 연동형 비례제를 실시할 경우 한국당이 '비례한국당'과 같은 위성정당을 만들어 나중에 합당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데 그것이 현실화된 셈이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야 '4+1 협의체'의 선거법 단일안 마련 및 처리 움직임과 관련해 "만일 민주당과 좌파연합 세력이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를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완수 사무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비례 정당'을 만들 수도 있다"며 "지금 실무적인 준비는 하고 있다. 언제든 등록할 수 있는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동안 한국당 내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핵심으로 하는 선거법 통과시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은 지역구에만 후보를 내고, 페이퍼 정당인 '비례한국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의석을 몰아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공식 석상에서 '비례한국당' 구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의 선거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려는 압박성 발언이지만 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만을 겨냥한 페이퍼 정당을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선거법 개정안에서 '연동형 비례제'는 전체 300석의 40%인 120석이 이 정당이 얻어야 할 의석 수의 기준이 되고, 지역구에서 100석밖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이 정당은 원칙상 20석을 비례대표로 받게 된다. 이 제도는 유권자들의 의사가 정확히 반영되고 사표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정당 득표율보다 지역구 당선자 수가 많은 거대 정당은 오히려 정당득표율 대비 초과 의석수를 달성했기 때문에 이런 제도에서는 비례대표 의석을 거의 받지 못한다. 한국당은 이런 점을 이용해 '지역구는 원래의 한국당에, 비례대표 투표는 비례한국당에' 투표해 달라고 호소하겠다는 편법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에 그동안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국당의 이같은 전략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해왔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 50석 가운데 연동형은 30석의 '캡', 상한을 두고 20석은 현행처럼 뽑자고 주장해왔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전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에서 위성 정당이 고려되고 있다고 하는 여러 가지 정황과 내용들이 있다"며 "비례제도 전체에 대해서 상당히 그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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