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파는 온실가스 배출권…해운업 비용부담 '5조원'
입력 : 2020-10-02 08:00:00 수정 : 2020-10-02 08: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EU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GHG ETS)에 해운업을 포함시키면서 선사들의 비용부담이 우려된다. 특히 국내 선사들이 고선령 선박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EU의회는 2022년 1월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해운으로 확대키로 했다. 거래제 대상은 EU 회원국이 관할하는 해역(EEA)의 모든항만에 기항하는 5000톤(GT) 이상의 선박들이다. 
 
EU는 앞서 2018년 5000GT 이상의 모든 선박에 MRV(monitoring, reporting, verification) 조치를 강제화한 바 있다. 이는 선박 연료사용량, 운항거리 및 시간, 운송업무량,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에 대한 데이터를 EU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여기에 해운업을 배출권 거래제에 포함시키면서 온실가스 저감을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EU 의회의 해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번 배출권 거래제 안은 시장에 간접적인 파급효과는 있지만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 저감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MRV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라고 진단했다. 
 
EU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GHG ETS)에 해운업을 포함시키면서 선사들의 비용부담이 우려된다 사진/뉴시스
 
이에 선사들의 비용부담이 우려된다. 글로벌 유조선선주협회인 인터탱코(Intertanko)는 배출권 거래제로 선사들이 35억유로(4조8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에는 EEXI(현존선 에너지효율지수) 규제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선박의 효율성 지수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연료 변경, 개조, 운항속도 제한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올해 황산화물 규제에 이어 유럽 배출권 거래제, EEXI까지 시행되면 노후선들은 연료비용 증가, 배출권 거래비용 부담에 속도제한 조치까지 3중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해운업계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월 기준 한국 선사가 보유한 선대의 평균선령은 14.1년이다. 전 세계 10대 해운국 중 미국(15.3년)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일본과는 5.2년의 차이가 난다.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이런 여건은 다가오는 환경규제에 매우 불리하고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교체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난 10여년간 지속된 해운 불황으로 재무적인 투자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수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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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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