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 4월 24일 첫 방송을 통해 웰메이드 사극 탄생이라는 기대를 받은 KBS2 수목드라마 '천명 -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이하 '천명')이 기대와 달리 주인공 최원(이동욱 분)의 위기와 극복만 반복하며 아쉽게 종영했다.
첫 방송 시청률이 9.3%(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천명'은 긴박감을 유지하지 못한채, 8~9%대 시청률에 머무르다 결국 9.6%로 10%의 벽을 넘지 못한채 종영했다.
스토리에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은 눈에 띄었다. 이동욱과 송지효의 연기는 물론 전국환, 박지영, 윤기원 등의 연기력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세자 이호 역의 임슬옹, 의금부 홍역귀 이정환 역의 송종호, 최원의 딸 최랑, 왈패 소백 역의 윤진이는 '천명'이 발굴한 새로운 얼굴이었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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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슬옹
정쟁에 휘말려 독살에 시달린 왕세자 이호를 연기한 임슬옹은 '천명'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성장가능성을 내보였다. 극 초반 발성에서 아쉬운 모습을 남기며, 연기력 논란에도 휩싸인 그는 이내 달라진 발성과 처연한 눈빛, 지나치지 않은 감정 연기 등으로 비운의 왕세자 이호를 완벽히 소화했다.
특히 정치적 대립관계에 놓인 문정왕후(박지영 분)와 맞붙는 장면은 최원의 도망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천명'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요소였다.
27일 방송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문정왕후를 매몰차게 외면하는 장면에서는 딱히 큰 감정을 내보이지 않고도 이호가 가지고 있는 분노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임슬옹은 연기에 타고난 소질도 있고,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다. 연기력이 점점 늘 것"이라고 칭찬했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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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모델 출신으로 2007년 SBS '외과의사 봉달희'를 통해 연기자로서 발돋움한 송종호는 그간 다수 작품에 출연했지만 크게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그랬던 그가 비로소 '천명'을 통해 존재감을 알렸다.
"걸리면 죽는다"는 뜻의 홍역귀라는 별명을 가진 의금부 도사 이정환을 연기한 그는 숙명을 걸고 최원을 쫓는데 혈안이 된 모습을 깊은 눈빛과 내면 연기로 표현했다. 주로 이정환의 강인한 남성미를 드러낸 송종호는, 때로 사랑의 감정을 갖게된 최우영(강별 분)과의 장면에서는 극히 부드러운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부드러운 매력과 강인한 남성미를 무리없이 소화한 송종호는 '천명'을 통해 연기력과 남성배우로서의 매력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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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빈
MBC 드라마 '애정만만세'에서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해 중·장년층의 사랑을 듬뿍 받은 김유빈은 '천명'에서 최원의 부성애를 자극하는 딸 최랑을 연기했다.
최랑은 불치병에 걸렸지만, 늘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생각을 품고 사는 인물이다. 부친 최원과 장난을 칠 때는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아이였다가도, 다소 지혜가 부족한 소백이를 가르치는 장면에서는 능구렁이 같은 어른스러움도 선보였다. 또 부친 최원과 힘겹게 상봉하는 감정 장면에서는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물씬 묻어났다.
김유빈은 이렇듯 다양한 얼굴을 가진 최랑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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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이
SBS '신사의 품격'에서 절정의 애교를 가진 임메아리를 통해 이름을 알린 윤진이는 '천명'에서 남자보다 더 남자같은 소백이로 완벽히 변신했다.
왈패의 딸을 맡아 거친 말투와 우락부락한 표정 연기를 선보인 윤진이는 말을 도둑질을하다 인연을 맺은 최원에 대한 짝사랑과 애틋한 모습마저 부족함 없이 펼쳤다. 또 최랑과의 장면에서는 순수하고 맑다 못해 다소 어리석은 소백이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천명'에서 귀여움과 털털함을 모두 깔끔하게 소화한 신예 윤진이의 연기력은 앞으로 그의 성장을 계속해서 기대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