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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남성 술자리 같은 토크쇼
입력 : 2013-09-02 오전 8:29:29
◇허지웅 기자·신동엽·성시경·샘 해밍턴 (왼쪽부터. 사진제공=JT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내 여자친구는 매우 친한 남자친구가 있다. 한 번은 여자친구가 그 남자친구와 술을 먹는다고 했다.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받지 않더라. 화가 난 마음에 다음날 아침 일찍 여자친구의 집을 들이닥쳤는데, 그 남자가 샤워를 하면서 수건 좀 달라고 하는 모습을 봤다. 너무 화가나서 따졌더니, '아무일도 없었고, 남자가 뭐 그런거 가지고 속 좁게 그러냐. 정말 친구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여자친구를 정말 사랑하는데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연인관계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정말 고민될 법한 사연이다. 술자리에서나 친한 친구들에게 어렵게 털어놓을 만한 이야기다. 이러한 사연을 방송에서 함께 고민한다. MC 신동엽, 가수 성시경, 허지웅 기자, 방송인 샘 해밍턴이 모인 JTBC '마녀사냥'이다.
 
지난 8월 2일 첫 방송한 '마녀사냥'은 어느덧 5회째를 맞이했다. "과연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뭔가"라는 의구심으로 시작된 '마녀사냥'은 약 한 달이 접어들자 적지 않은 매니아층을 꾸려나가고 있다.
 
(사진제공=JTBC)
 
'마녀사냥'은 대놓고 말하기 힘든 내 애인과의 문제를 같이 고민하는 코너 '너의 곡소리가 들려', '이 사람이 혹시 날 좋아하는 건가'라는 착각을 해결해주는 코너 '그린 라이트', 영화 혹은 드라마 속 여성캐릭터의 '마성의 매력'을 평가하는 코너 '마녀재판'으로 이뤄진다.
 
위의 사연은 '너의 곡소리가 들려'에서 등장한 이야기다. 이렇듯 뭐라고 단언할 수 없는 고민들이 올라오고, 이를 4명의 MC가 자신이 겪었던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다.
 
또 '그린 라이트'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에게만 보여지는 특별한 이성의 행동을 정확히 선을 그어준다. "이 여자가 나를 좋아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대부분 정확하게 답을 내려준다. 가끔 애매한 경우에는 이원 생중계를 통해 일반 여성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고민에 대한 답을 내리며 시청자들과 소통한다.
 
이 속에서는 이니셜을 통한 연예계 뒷담화도 나오고, MC들의 과거 사랑 경험담 등 다른 토크쇼에서는 듣기 힘들었던 이야기가 강한 수위로 쏟아진다.
 
(사진제공=JTBC)
 
성시경과 허지웅의 강렬한 입담, 뭔가 강한 걸 말하고 싶지만 방송이라 꾹 참는 느낌의 신동엽 표정은 재미를 안긴다. 외국인의 편견을 깨고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는 샘 해밍턴의 이야기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린 라이트'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면 그냥 들이대라. 그게 후회없다"라는 성시경의 발언은 '마녀사냥'이 라디오스러운 편안함을 주기도 하며, 술자리에서 나눌 법한 소재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고 있어, 한 뼘 더 가까운 친근함이 느껴진다. 토크쇼가 가지고 있는 거리감이 해소된다.
 
이야기의 수위가 타 프로그램에 비해 강하다고는 하지만, 국내 '19금 방송'의 1인자 신동엽의 진행실력 덕분인지 거부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곽정은 기자·홍석천·한혜진 (사진제공=JTBC)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코너는 '마녀재판'이다. 4명의 MC와 곽정은 섹스칼럼니스트, 모델 한혜진, 방송인 홍석천과 함께 매 회 새로운 게스트가 등장한다. 지금까지는 걸그룹 쥬얼리 예원, 애프터스쿨 리지, 배우 정가은, 팝아티스트 낸시랭이 함께 했다.
 
'마녀재판'에서는 영화 '건축학개론'의 수지,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 등 다소 남자들이 미워할만한 여성 캐릭터를 남자와 여자 각각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때로는 격하게 공감돼 고개가 끄덕여지는 한편 남녀간의 차이를 느끼며 놀라움을 얻기도 한다.
 
오랜 취재 경험을 통해 박식한 이론으로 중무장한 곽정은 기자의 이야기나, 한혜진의 도발적인 멘트,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톱게이'(?) 홍석천만이 할 수 있는 내용 모두 공중파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정보와 수위라서 더욱 신선하다.
 
방송 도중 방청객들과 같은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에서는 이들이 떠드는 이야기가 결코 우리와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토크쇼는 국민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라고도 한다. 최근 연예인들이 중심이된 토크쇼는 예전 같이 못하다는 평과 함께 다소 후퇴하고 있다. MBC '무릎팍도사'를 비롯해 다수 토크쇼들이 줄줄이 폐지 중이다.
 
반면 '마녀사냥'은 일반사람들이 늘 고민하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각기 다른 위치의 사람들이 진중히 속 얘기를 털어놓으며, 토크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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