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영화 '친구'는 현재 30~40대에게는 각별한 영화다. 다양한 명대사가 쏟아져 나왔고, '의리'라는 단어가 최대 화두가 되기도 했으며, 70~80년대에 대한 향수가 깊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친구'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곽경택 감독이 다시 한 번 그 때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친구2'로 돌아왔다. '친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었던 터라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이 설레고 가벼웠다.
지난 11일 서울 삼청동 커피숍에서 곽경택 감독과의 만남은 '친구'에 대한 추억 때문인지 그의 진실함 때문인지 더 없이 뜻깊었던 시간이었다.
◇곽경택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내게 '친구2'는 생명수일 수 밖에 없다"
최근 곽경택 감독은 "'친구2'는 생명수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왜 그에게 있어 '친구2'는 생명수일까. 머리를 스친 것은 '금전적인 절박함'이었다. 곽 감독은 솔직하고도 장황하게, 그러면서 진지하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금전적인 절박함이 있죠. 영화가 한 두푼으로 만드는 게 아니잖아요. '친구2'만 해도 70억이야.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달려있어."
이렇게 말문을 뗀 곽 감독은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가 호황을 누리던 시기에서 거품이 빠진 과도기를 거치면서 힘들었던 과정을 설명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같이 일을 하던 동료들이 업계를 떠나서, 영화에 대한 논의를 할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곽 감독은 "시나리오를 썼는데 시나리오를 받을 사람들이 없었다. 영화도 몇 개 엎어졌고, '통증'도 열심히 찍었는데 스코어가 안 나왔다. 흥한 건 많지 않아도, 투자자에 손해를 끼친 적은 없었는데 그 때 '덜컥'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곽 감독은 SBS '기적의 오디션'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그 때 만난 연기자 지망생들에게 큰 애정을 쏟았고, 주머니에 있던 쌈짓돈을 털어서 영화 '미운오리새끼'를 만들었다. 하지만 흥행과는 거리가 있었다. 영화관을 잡지 못한 게 흥행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였다.
곽 감독은 "배급이 무섭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그러면 작품적으로 검증된 것으로 하자고 해서 새롭게 판권을 샀는데 투자가 안 되더라. 그런 위치니까 얼마나 답답했겠나. 그런 와중에 '친구2'를 하자고 했다"면서 "이 이야기를 꺼내니까 제작사 사람들이 눈을 반짝이더라"라고 밝혔다.
그래도 곽 감독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친구'와 관련된 사람들만 재밌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곽 감독은 "그래도 타고난 이야기꾼 본능이 있으니까 아이디어가 샘솟더라"라며 "사실 그 때 유오성이랑 사이가 좋지 않았다. 오성이랑 나랑 친분이 있는 사람한테 부탁을 해서 '영화를 찍고 싶으니 오성이랑 화해를 하게 해달라'고 말해 화해를 하고 캐스팅을 했다. 이러니 내게 '친구2'가 생명수가 아닐 수 있겠나. 허허"라고 웃음을 지었다.
◇곽경택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준석이 심정이 곧 내 심정이지"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영화가 탄생했다. '친구2'는 '친구'와 달리 향수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다룬다. 준석(유오성 분)의 현재, 성훈(김우빈 분)의 현재, 그리고 이들의 미래를 암시한다.
엔딩은 열린 결말이다. 권력을 잡지만 다른 것을 잃는 준석의 안타까운 표정과 서글픔이 가득한 성훈의 표정에서 엔드크레딧이 올라간다. 곽 감독은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무리 피터지게 싸우고 해봐야 사랑을 주고 받을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곽 감독은 "그게 우리 또래들 지금 심정이기도 하고.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뛰었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이기고 해봤는데 조직에서 쫓겨날 시기고. '정말 내가 어디 갈 때가 있나'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준석이의 심정은 어쩌면 내 심정이기도 하다"고 영화를 아우르는 정서를 설명했다.
이러한 곽 감독의 심정이 담겨서인지 '친구2'는 '친구'와 달리 영화의 깊이에서 차이가 있다. '친구'가 보여준 액션이나 감정선은 마치 막 잡은 물고기를 회 쳐서 먹는 느낌이면 '친구2'의 감정선이나 인생에 대한 회환 등은 매운탕을 끓여 먹는 기분이 든다.
'친구2'가 남기는 여운은 곽 감독도 '친구'의 인물들도 시간에 따라 크게 변화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