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녀삼총사'·'관능의 법칙'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미디어플렉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충무로 여배우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성 위주의 시나리오만 넘쳐 여배우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신선한 캐릭터가 마땅히 없다는 것이다.
여러 여배우들은 공식 석상을 통해 "여배우들을 위한 시나리오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영화 '조선미녀 삼총사'에서 제작보고회에서 하지원은 "한국영화가 정말 큰 사랑을 받고 관객이 많이 들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여배우들을 위한 시나리오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영화 '관능의 법칙' 제작보고회에서 "남자는 깡패여도 다양한 깡패가 있지만, 여자는 술집여자면 술집 여자 하나고 엄마면 엄마 하나일 뿐 다양한 엄마가 없다. 남자는 형사, 깡패 모두 다양한 성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 한지민 역시 '플랜맨' 인터뷰에서 "스크린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마땅히 구미를 당기는 작품이 없었다. 여배우를 위한 시나리오가 적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더 테러 라이브', '설국열차', '관상',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남자배우들을 위한 영화가 득세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여배우들을 위한 시나리오는 많지 않았다. 영화 '공범'의 손예진, '숨바꼭질'의 문정희, '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의 캐릭터 정도가 주목할 만 했다.
여배우들을 위한 시나리오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있다. 트렌드에서 멀어졌다는 시각과 여배우의 장르적 한계, 여배우 간의 견제 등이 이유로 꼽힌다.
한 영화관계자는 "과거 '써니'의 흥행 이후 여배우들이 주축이 되는 영화가 많아졌다. 이후 A급 스타들을 한꺼번에 기용하는 멀티캐스팅과 사극이 트렌드가 됐고, 지난해는 남성 위주의 소위 '센' 영화가 유행했다"며 "여성들을 위주로 한 작품이 흥행하면 다시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의견은 여배우들의 경우 장르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여배우들이 출연할 수 있는 작품의 장르가 한정돼 있다. 영화 극중 여성 캐릭터는 청순가련형이거나 팜므파탈 정도로 다양화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밝혔다.
또 한 영화관계자는 남자톱스타들은 남자들이 여럿 등장하는 작품에 출연을 마다하지 않지만, 여자톱스타들은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욕심 때문에 작품을 고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 영화의 경우 톱 여배우가 출연을 결정했고, 비슷한 급의 다른 여배우들을 캐스팅하려고 했다. 하지만 톱 여배우로 인해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대부분이 고사했다"며 "연기 외적으로 고민하는 점이 많은 것도 여성 위주의 작품이 적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조선미녀 삼총사'와 '관능의 법칙', '수상한 그녀' 등 여성들을 위주로 한 작품이 개봉한다. 이들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해 여배우들이 스크린에 설 기회를 늘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