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영화리뷰)'남자가 사랑할 때', 매력적 캐릭터·진부한 스토리
입력 : 2014-01-15 오후 2:11:00
◇'남자가 사랑할 때' 포스터 (사진제공=NEW)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대부업을 하며 밑바닥을 사는 한 남자가 사랑에 빠진다. 서툰 솜씨로 구애하다 진심이 통해 결국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고 큰 돈을 잃는다. 이후 시한부 인생이 되고 가족애와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의 소재와 스토리는 진부하다. 이 진부함을 끝까지 바꿔놓지 못한 것은 영화의 한계점이다.
 
대부업을 하는 태일(황정민 분)을 통해 사랑과 가족애를 그린다. 초반부 냉혹하게 돈을 뜯어내는 황정민을 담는 카메라는 흡인력을 높이며 긴장감 있게 다가가지만, 사랑에 빠지고 나서부터는 긴장감이 떨어진다.
 
중간중간 다양한 유머코드로 인해 웃음을 유발하지만, 후반부 내용이 깊어지면서는 다소 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클라이막스인 태일과 호정의 눈물 신과 라면을 먹으며 아버지(남일우 분)에게 구구절절 응어리를 털어놓는 장면은 관객을 울컥하게 만들지만, 전반적으로 사족이 많았다. 15분만 잘랐다면 어땠을까.
 
특히 태일의 방귀소리를 듣고 눈물을 쏟아내는 호정의 모습은 무리수라는 느낌을 줘, 아쉬움을 남긴다.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 영화는 과잉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려고 한다. 이 부분은 영화가 품격을 유지하게끔 돕는다.
 
◇'남자가 사랑할 때' 포스터 (사진제공=NEW)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은 빛난다. 특히 태일을 연기한 황정민은 진한 여운을 준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그의 역량은 놀랍다. '신세계' 정청의 이미지와 '너는 내운명'의 석중이 조화롭게 버무려진 기분이다.
 
순수함을 간직한 효녀 호정을 연기한 한혜진은 확실히 성장했다. 차갑고 도도한 모습과 분노한 감정, 슬픔과 사랑 등 다양한 감정선을 과잉없이 편안하게 소화했다.
 
태일의 가족으로 등장하는 영일 역의 곽도원과 형수 김혜은, 조카 강민아 모두 존재감을 뚜렷하게 보인다. 곽도원은 유치하고 째째하지만 정이 깊은 영일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고, 김혜은은 까칠해보이면서도 잔정 깊은 엄마 역을 무난히 그려낸다.
 
강민아는 특히 눈여겨 볼만하다. 말끝마다 욕을 섞어대는 강민아는 신예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런 연기를 펼친다. 다른 작품에서 또 보고 싶어진다. 태일을 배신하는 두철 역의 정만식이 보이는 서늘한 표정은 잊을 수가 없다. 무섭고 사나웠다.
 
영화의 캐릭터들은 거칠고 나빠보이지만 정이 깊은 이중성이 있다. 이를 표현하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때문에 캐릭터가 하나같이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 아쉬운 스토리를 캐릭터의 매력으로 커버한 작품이다.
 
영화 '창수'나 '너는 내운명'처럼 한 남자의 진한 사랑에 공감을 하고 매력을 느낀 관객은 '남자가 사랑할 때'를 통해서도 같은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함상범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