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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관능의 법칙', 40대 여성들의 솔직한 애환
입력 : 2014-01-29 오후 1:03:21
◇'관능의 법칙' 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여기 40세를 넘긴 세 여자가 있다.
 
여자 하나. 남편을 잃고 딸과 옥신각신 사는 40대 이 여자는 뒤늦게 남자를 만나 진한 로맨스를 즐기려 한다. 혼기가 찬 딸은 애인이 있음에도 도무지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아 답답하다. 부드러우면서도 중년의 섹시함을 가진 이 남자와 결혼도 하고 싶고 애도 갖고 싶은데, 갑작스럽게 다가온 질병은 여자를 울린다.
 
여자 둘. 섹스 중독자라고 해야 할까. 다행히도 남편하고만 자려고 한다. 일주일에 세 번이 이 부부의 약속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여자는 메이드복을 차려입고 남편을 유혹한다. 남편도 비아그라를 섭취하며 아내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내가 사랑하는 이 남자가 나 몰래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한다. 남자는 "섹스말고 대화 상대가 필요했다"며 바람 피운 이유를 설명한다. 여자는 이혼을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여자 셋. 오랜 남자친구를 보필해 방송국 국장 자리에 앉힌 이 여자는 능력이 출중한 커리어 우먼이다. 결혼할 거라 생각했던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후배와 잠자리 한 번에 덜컥 애가 생겨 결혼했다. 히스테리가 터지려는 이 때 20대 젊은 남자가 '사랑'이라며 다가온다. 의심도 잠시, 진실한 애정 공세에 가슴이 뛴다. 그럼에도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소문에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영화 '관능의 법칙'은 각기 새로운 상황에 놓인 색이 다른 세 여자의 고민을 솔직하게 또는 노골적으로 그린다.
 
딸을 내보내고 황혼의 로맨스를 즐기려는 해영(조민수 분)은 "나는 간 좀 그만 보고 남자 맛 좀 보면 안되냐"며 사랑하고 싶은 욕구를 드러낸다. 자식이 있는 40대도 사랑에 뜨거울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캐릭터다.
 
당당하게 밝힐 것을 밝히는 주부 미연(문소리 분)은 젊었을 적보다 더욱 강해진 여성의 성욕을 대변한다. 남편만 집에 오면 잡아먹을 듯이 덮친다. 분명 미연만의 이야기는 아닐테다.
 
사랑도 일도 뜨겁게 하고 싶은 신혜(엄정화 분)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골드미스를 대표하는 캐릭터다. 미모와 능력을 갖추다보니 남자를 보는 눈이 높아진다. 매력적인 20대 남성이 끌리지만, 부족한 능력과 경제력이 마음에 안찬다.
 
◇문소리-조민수-엄정화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현실성이 높은 고민을 풀어감에도 노골적인 대사와 상황은 줄다리기를 하듯 진지함과 유머 사이를 오고 간다. 영화 '싱글즈'에서 여성의 심리묘사를 표현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 권칠인 감독의 능력이 이번에도 돋보인다. 웃음을 만들어내는 유머 코드는 수준이 높다.
 
아울러 영화 말미 이혼과 질병, 새 직장이라는 각자 다른 고민에 휩싸인 세 여자가 힘겨운 상황을 사랑으로 돌파하는 스토리는 훈훈한 감동이 전달된다. 40대 여자라면 고민을 해볼 법한 세 가지 고민에 대해 정면돌파하는 후반부의 생생한 현실감은 몰입도를 높인다.
 
연기파 여배우들의 연기력도 영화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한 몫한다. 연기만큼은 하나 같이 흠 잡을 곳이 없다.
 
특히 '불경기'를 '갱년기'라고 말하는 백치미의 해영을 연기한 조민수의 능청스러움은 여러 웃음을 만든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무거운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조민수의 변신이 유독 빛나는 작품이다.
 
괄괄한 성격의 주부이면서 섹스를 삶의 '제1의 가치'로 삼는 미연을 연기한 문소리 역시 어느 하나 튀는 지점과 감정이 없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20대와 사랑에 빠진 신혜 역은 여전히 매력이 넘치는 엄정화이기 때문에 어색함이 없다. 아직도 20대에 사랑을 받을 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아내의 노골적인 요구에 힘들어하는 재호(이성민 분), 해영과 사랑에 빠진 미중년 성재(이경영 분), 20대의 뜨거운 사랑을 표현하는 현승(이재윤 분) 모두 뛰어난 연기력을 펼친다. 현승을 연기한 이재윤의 복근은 뭇여성들을 흔들 것이라 기대된다.
 
◇조민수-문소리-엄정화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커다란 클라이막스 없이 잔잔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억지로 눈물을 짜내려 하지도 않고, 질 낮은 유머로 웃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우리 한 번 40대 여자들에 대해 소통해보자"는 식이다.
 
오랜 시간을 공유한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보고 미래의 40대, 현재의 40대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은 영화다. 현실에서 있을 법한 우리네 40대들의 이야기를 툭툭 풀어내고 있어, 2030세대가 봐도 공감하기 충분하다.
 
상영시간 108분. 오는 2월 13일 개봉.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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