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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남규리 "더이상 예쁘기만한 남규리는 싫다"
입력 : 2014-05-21 오후 3:54:09
◇남규리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 2006년 걸그룹 씨야 멤버로 데뷔한 남규리는 '바비인형'으로 불렸다. 언제나 '예쁘다'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가수의 길을 뒤로하고 연기자로 방향을 틀었어도 바비인형의 이미지는 그대로 였다.
 
그런 그가 영화 '신촌좀비만화-너를 봤어'(이하 '너를 봤어)'에서 좀비 '시와' 역을 선택했다. 창백한 얼굴에 핏줄이 도드라졌고, 흉한 상처들이 얼굴에 가득했다. "더 이상 예쁘기만한 남규리는 싫다"는 그를 지난 20일 만났다.
 
어른과 아이의 감성을 넘나드는 남규리는 연기자로서의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었다. 
 
◇남규리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오디션에 자존심 상했다면 연기자 포기했을 것"
 
이 영화는 캐스팅 과정이 좀 재밌다. 연출을 맡은 한지승 감독은 '남규리 같은' 이미지의 연기자를 원했는데, 조연출이 곧이 곧대로 남규리에게 출연의사를 타진한 것이다. 한지승 감독은 "남규리가 하겠냐"고 출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규리는 꼭 출연을 하고 싶어했고, 오디션을 거쳐 결국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
 
남규리는 "감독님은 순수성이 부각될 수 있는 좀비를 원했고, 그게 저랑 좀 맞았던 것 같다"며 "첫 만남부터 촬영 내내 늘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궁금했다. 적지 않은 작품을 했던 남규리가 출연하기에는 예산도 적었던 영화고, 좀비라는 역할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런데 오디션까지 봤다.
 
하지만 남규리는 "늘 오디션을 보고 싶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외국 같은 경우에 보면 인기 있고 유명한 배우들도 오디션을 본다. 스타를 원하는 게 아니라 배역에 적격인 사람을 캐스팅하는 건데, 오디션을 안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사람을 마주해야 알지 않나. 평소 말투는 어떤지 생각이 있는지, 편할 때와 농담할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대면해 봐야 알지 않나"고 반문했다.
 
이어 "회사에도 오디션 보는게 자존심 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며 "선택받는 입장에서 오디션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너를 봤어'의 남규리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극단적으로 변신해야 할까봐요"
 
영화를 보니 감독이 고마웠단다. 언론시사회가 끝나고 한 감독의 손을 꼭 잡았다고.
 
남규리는 "감독님이 신파로 갈 수 있는 부분에서 정확히 터닝하신 것 같다"고 평했다. 영화가 꽤나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연기할 때는 어땠었냐는 질문에는 "연기한 적이 없다. 매 순간이 진심이었다"며 "짜릿했던 경험이었다. 나중에는 함께 출연했던 박기웅씨 눈만 봐도 느낌이 왔다"고 회상했다.
 
영화를 보면 남규리의 성장이 느껴진다. 표정과 감성만으로 시와의 애절함을 전달한다. 좀비가 되기 전의 오열신과 시를 읊는 장면은 감정을 자극하고, 마지막 엔딩신에서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로 강렬하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엔딩신이 마음에 들었다. 다소 독특한 복장으로 사람의 팔과 다리를 씹어먹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남규리가 예뻐지려는 마음을 완전히 내려놨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규리에게 그 얘기를 꺼냈다. 이 인터뷰 역시 그 장면에서의 느낌 때문에 신청했다고 했다.
 
다소 놀란 눈치였다. 애초부터 자신은 예뻐보이려는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좀비치고는 예쁘게 나와서 아쉬웠다는 듯 말했다.
 
"극단적인 변화를 줘야 할까봐요. 기자님도 사실 관객의 한 분이신 거잖아요. 전 늘 변화를 생각하고 시도하는데, 이렇게 극단적인 모습을 보셔야 달라졌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는 "미쓰홍당무 같은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효진이 출연한 '미쓰홍당무'. 공효진은 그 영화로 배우의 입지를 갖췄다. 남규리 역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었다.
 
"더이상 예쁘기만한 남규리는 싫어요. 예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인터뷰 현장을 찾은 남규리는 분명 기자의 눈에도 예뻤다. 하지만 더이상 이렇게 예쁘기만한 모습만 보고 싶지는 않다. 하루빨리 남규리의 얼굴을 망가트리는 작품이 나타났으면 한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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